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1일 발표한 ‘2010~2014년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국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2010년 7만 3천명에서 2014년 9만 5천명으로 연 평균 6.6% 증가했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 진료 환자들 중 80.9%(2014년 기준)가 여성이었으며, 남성 진료 환자 수에 비해 4.3배 많았다. 이렇듯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진료비 역시 1,522억원(2014년)으로 연 평균 12.9%씩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의 증가로 이를 주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은 발생원인과 예후가 매우 다른 질환이기 때문에, 관절이 아프다고 퇴행성 관절염만을 생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내 몸을 지켜야할 면역 세포가 뼈와 뼈 사이의 활막을 공격해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전신 염증성 질환이다. 활막의 염증은 연골과 뼈로 번져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일으키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전신 피로감과 체중감소를 동반하기도 한다. 허리를 제외한 모든 관절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무릎, 어깨 등과 같은 큰 관절보다는 손목과 손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서 많이 발생한다. 증상이 양쪽에서 대칭적으로 나타나며, 몸의 여러 관절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아침에 통증이 가장 심하고 관절 마디가 붓고 누르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된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한다. 노인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 심지어 어린 아이에게서도 나타난다.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신에 증상이 나타난다. 특징적으로 39도 이상의 고열이 수 주 내지 수 개월간 지속되고 심장에는 심낭염, 폐에는 늑막염, 몸에 패혈증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가 아픈 경우 성장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시기를 놓치기도 하는데, 위의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은 방치할 경우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희진 교수는 “자가면역으로 발생한 염증은 주로 관절을 공격하지만, 방치할 경우 폐,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도 관절 외 증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류마티스 관절염이 진단되는 시기는 다른 나라보다 늦다. 이는 류마티스 관절염에 대한 인식이 낮고 질환에 대한 잘못된 상식으로 환자 스스로 판단하여 치료법을 결정지어 버리기 때문이다.
박희진 교수는 “단순히 통증이라는 증상 하나만 가지고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판단하고 스스로 치료법을 결정지어 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수록 관절의 파괴가 진행되어 영구적인 관절기능의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퇴행성관절염 vs 류마티스 관절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