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이날 19명의 내각 각료 가운데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 등 9명을 유임했다. 특히 아베 총리의 ‘복심’으로 불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과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을 이끈 아마리 아키라(甘利明) 경제재정상 등도 자리를 지켰다.
손발을 맞춰왔던 측근들 자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아베노믹스(아베총리의 경기부양책)의 연속성을 높이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지난 해 소비세 인상(5%→8%)을 이끈 아소 부총리는 내후년 2차 소비세 인상(8%→10%)과 법인세율 인하 등을 맡는다. 일본 대표로 TPP 각료회의 합의를 이끈 아마리 재정상 역시 일본 국회에서 TPP 비준을 책임질 예정이다.
안보법안 초안을 마련한 나카타니 겐(中谷元) 국방상 역시 자리를 유지하며 일본 자위대의 체제 정비를 주도할 방침이다.
다만 요직이 아닌 10개 자리에는 새로운 인사를 배치해 ‘개각 겉핥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 ‘구조개혁’과 내년 발효될 TPP를 다룰 전문가들을 내각에 임명했다.
먼저 이번에 새로 생긴 ‘1억 총 활약 담당상’은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부(副) 장관이 맡는다. 그는 지난 2012년 자민당 총재 선거부터 아베 총리의 경제 브레인으로 활약한 만큼 아베노믹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신임 문부과학상으로 프로 레슬러 출신인 하세 히로시(馳浩) 중의원을 임명한 점도 눈길을 끈다. 하세 의원은 극우 성향의 지유샤(自由社) 교과서를 치켜세우고 고노 담화 수정 등을 요구해온 인물이다.
한편 집권 자민당 총재이기도 한 아베 총리는 개각과 함께 자민당 임원 체제도 발표했다. 고무라 마사히코(高村正彦) 부총재와 다니가키 사다카즈(谷垣禎一) 간사장 등 현직 인사를 그대로 배치했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가 지난달 치러진 당 총재 선거에서 투표없이 당선된 만큼 굳이 당을 흔들기보다 현재 안정성을 다졌다는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