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현장] ‘강남 공략’으로 선거 시동 건 박원순 (종합)

강남권 대규모 개발계획 발표…‘강남 민심’ 잡기
유세차·어깨띠 없는 ‘조용한 유세’
  • 등록 2014-05-22 오후 6:23:37

    수정 2014-05-22 오후 6:23:37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2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일대에서 시민들에게 거리인사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이데일리 이도형 채상우 기자]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는 22일 ‘강남 민심’에 호소하는 것으로 공식선거운동 첫날을 보냈다. 상대후보보다 지지가 떨어지는 곳으로 분류되는 강남 권역을 첫 유세지로 선택해 표심잡기에 나선 모습이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8시 강남역 1번 출구에서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강남권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강남구 역삼동 테헤란 벨리에서 벤처기업인들과 ‘스타트업’ 간담회를 가진 박 후보는 이어 삼성동 옛 한국감정원 건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영동권 종합발전계획을 발표했다. 그 뒤 그는 선릉역 근처에서 시민들에게 거리 인사를 한 뒤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를 찾아 강남구 지역 후보들과 함께 지지를 호소했다.

오후에도 박 후보는 ‘강남’에 머물렀다. 서초구와 송파구 지역 후보들과 같이 유세를 한 그는 입주를 시작한 위례신도시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저녁에는 신천역을 찾아 거리 유세를 벌였다.

강남권 대규모 개발계획 발표

특히 박 후보는 이날 강남지역을 겨냥한 대규모 개발공약을 내놓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코엑스(COEX)와 한국전력 부지, 한국무역전시장(SETEC)을 연계해 도심형 MICE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영동권 종합발전계획’ 공약을 내놓았다. MICE란 전시 및 컨벤션사업과 이를 지원하는 쇼핑·숙박·문화·관광 등의 서비스 융·복합 산업을 의미한다.

코엑스 내 전시용량의 초과로 국제적 행사를 충분히 소화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코엑스와 한국무역전시장의 전시 능력을 키우고, 한국전력 및 서울의료원, 옛 한국감정원 부지 등 공공·민간 유휴지를 적극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박 후보는 노후화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잠실종합운동장 구역을 야구장 신축·주경기장 리모델링 사업 등으로 개선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박 후보는 재건축이나 아파트 입주 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입장도 가감 없이 밝혔다. 오전 은마아파트 상가 방문 후 그는 “지금까지의 재개발에선 주민의 70~80%가 쫓겨나곤 했는데 정이 남아 있는 재건축을 하게 하겠다”며 서울 시민 누구라도 한 분의 가족이라도 눈물을 흘리지 않고 행복하게 사는 도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후에 방문했던 위례신도시에서는 주민들이 입주과정에서의 불편함을 호소하자 “제가 챙기라고 했는데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여러분들이 말씀하신 사안을 꼼꼼히 목록화해 주시면 6월 5일에 (시장 직무로) 돌아가 각 부서에서 정리를 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어깨띠 없고 운동화 신고 유세 벌인 朴

박 후보는 ‘조용하고 차분한 선거’를 여러 차례 공언한 대로 이날 유세에서 어깨띠와 유세차가 없는 ‘나홀로 유세’를 펼쳤다. 출근길 인사에서는 주위 수행원들 없이 홀로 시민과 만났고, 이후 선릉역, 신천역 유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날 벌인 거리 유세에서 정장차림에 운동화를 신고 거리를 누비며 시민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네고 필요한 것들을 물었다.

박 후보는 “차를 타고 지나가면 그냥 지나가지만 걸으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대화도 나눈다”며 “저 혼자 조금씩 다니면 많은 성찰과 교훈, 소통을 할 수 있다. 이런 거야 말로 새로운 정치이며 새로운 선거운동”이라고 말했다.

시민들도 박 후보에게 많은 성원을 보냈다. 그는 거리 유세에서 많은 시민의 요청으로 같이 사진을 찍는 것을 반복했다. 선릉역 유세에서 한 지지자는 2011년 재보궐 선거 당시 선거포스터를 갖고 와 박 후보에게 사인을 받아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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