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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은 2017년 5월 아파트 개발 승인이 이뤄지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아시아디벨로퍼는 당시 옛 한국식품연구원을 개발하기로 성남시 승인을 받았다. 부지가 걸쳐 있던 무명 산자락을 깎아서 평지로 조성하고서 단지를 건설했다. 자연히 단지 안쪽의 산과 가까운 공간에는 수직 절벽과 같은 옹벽이 세워질 수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옹벽 최고 높이는 32m에 이르렀다. 산지관리법상 옹벽 높이는 15m 이하여야 하는데, 예외적으로 허가를 받은 것이다.
그때 시행사는 준공 이후 30년 동안 옹벽을 안전히 관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시는 이를 토대로 개발을 허가했다. 2021년 시공이 마무리되자 시공사는 10년 동안만 옹벽 안전을 책임질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성남시는 당초 약속과 다르다며 사용 검사에 응하지 않았다. 법정 한도를 두 배 초과한 옹벽의 건설을 허용한 데에는 마땅한 안전 대책이 따라야 했다. 어느 옹벽이든 높을수록 가해지는 압력이 세지고, 붕괴 위험이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다.
법원은 2021년 12월 입주민 편을 들어줬다. 사용 검사를 받으려면 당초 약속한 대로 30년짜리 옹벽 안전관리 계획을 제시하라는 게 법원 결정이다. 소송은 지금 2심이 진행 중이지만, 행정소송 1심 판결에서는 ‘30년짜리 옹벽 안전관리 계획으로 개발 허가가 이뤄졌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인정했다. 이를 근거로 앞서 A씨를 비롯한 단지 입주민들은 “분양 사기”를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검찰 수사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실제로 특혜가 있었는지가 관건이다. 입주민이 주장하는 ‘분양 사기’의 전말이 밝혀질지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A씨는 “시행사 대표가 수백 억 원을 횡령할 여력은 있고, 주민 안전을 보장할 공사 자금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신종 분양 사기 수법”이라고 했다. 이어 “분양 사기를 수사해 추징한 범죄수익으로 옹벽 안전 관리대책을 세우는 게 지금으로서는 최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