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같은 해운업계 내에서도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온도 차를 보인다. 컨테이너선은 운임 지수가 지속적인 하락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벌크선은 중국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에 따른 특정 화물 수요 증가로 일정 수준 회복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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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 해상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0일 기준 전주 대비 11.73포인트 하락한 995.16을 기록했다. SCFI가 1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0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이다.
SCFI는 상하이거래소에서 2005년 12월부터 상하이 수출컨테이너 운송시장의 15개 항로의 스폿(spot) 운임을 반영한 운임지수다. 글로벌 해상운임의 대표 지수로 활용된다. 전 세계에서 컨테이너선이 가장 많이 오가는 곳이 미국 서부 해안과 중국 상하이 사이의 항로이기 때문이다.
올해 해운 운임지수 하락으로 국내 대표 해운사인 HMM(011200)의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HMM은 지난해 매출 18조5868억원, 영업이익 9조9455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는 매출 9조7707억원, 영업이익 2조1376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각각 47%, 79% 급감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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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크선사 팬오션(028670)도 지난해 매출 6조4203억원, 영업이익 7896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다만, 4분기 실적은 해상 운임이 하락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벌크선 운임 지표인 발틱운임지수(BDI)가 하락한 영향이다.
업계에서는 연초 중국의 ‘위드 코로나’ 선언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제조업 생산을 비롯한 중국의 경제활동이 급격하게 위축됐고, 북부 지역의 한파와 춘절 연휴 등의 계절적인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철강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해 물동량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했다.
춘절 연휴가 낀 1월 철광석 등 해상 물동량이 바닥을 친 뒤 2월부터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팬오션의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조원, 영업이익 6800억원대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부터 BDI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2월 중순 현재 600포인트를 기록 중”이라며 “최근에는 중국 지방정부들의 각종 부동산 규제 완화책들이 발표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로 갈수록 중국 고정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고,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BDI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