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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는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6%로 예상했다. 지난 6월 2.4%로 하향 조정한 것보다 높은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회복세는 성장 전망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서비스 소비로의 전환 등이 수출 및 설비투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내년 성장률은 1.9%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인플레이션의 경우 8월 들어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월 6.3%에서 지난달 5.7%로 상승세가 꺾였다. 피치는 “향후 원자재 가격 둔화 및 통화긴축 등으로 인해 완화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앞서 피치는 지난 1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발표할 때 국가채무 증가세 등을 중기 등급 하방요인으로 지적했지만, 이번 발표에서는 국가채무 전망 개선으로 하방요인이 완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의 재정건전화 계획 등을 고려할 때 한국의 재정여력은 단기적으로 국가채무 증가를 감당하기에 충분하다는 평가다.
금리인상과 성장둔화 기조 속 높은 수준의 가계부채가 잠재적으로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가계부채 중 80% 정도가 변동금리인 만큼 금리인상으로 가계 상환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엄격한 신용심사 기준과 가계 저축 등은 가계부채가 자산건전성 악화 및 금융부문 전반의 리스크로 확대될 가능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과의 높은 수준의 긴장이 유지되는 가운데 지난 몇 년간 외교적 대화가 제한적이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단기간 내 추가적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판단이다.
지표들을 종합 고려할 때 등급평가 모델상 한국 신용등급은 ‘AA’ 수준이지만 북한 리스크 등을 고려해 ‘AA-’ 유지를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피치는 향후 등급 조정에 있어 하방 요인으로는 국가채무 비율의 큰 폭 상승, 가계 부채상환 문제로 인한 금융부문 리스크 확대,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 확대 등을 꼽았다.
상방 요인으로는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의 구조적 완화, 가버넌스 개선, 경상수지 흑자 및 대외순자산 규모 확대를 언급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대외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도 한국 경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고 재정·대외건전성에 대한 시각은 전반적으로 지난번 대비 개선된 것으로 평가했다”면서 “정부는 앞으로도 국제 신평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우리 경제 대외신인도 제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