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는 공격 긴축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가파른 긴축이 경기 침체를 야기할 수 있다는 통화정책 실기론까지 힘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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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CPI 예상치 넘은 8.6% 상승
10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6%를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8.3%)를 웃돌았다. 전월인 4월(8.3%)보다 0.3%포인트 더 뛰었다. 1981년 12월(8.9%) 이후 거의 41년 만에 최대 폭 올랐을 정도로 고공행진을 한 것이다.
CPI 상승률은 지난해 1월과 2월만 해도 각각 1.4%, 1.7%로 연준 목표치(2.0%)를 밑돌았다. 그러나 같은 해 3월 2.6%로 오르더니 이후 4.2%(4월)→4.9%(5월)→5.3%(6월)→5.3%(7월)→5.2%(8월)→5.4%(9월)→6.2%(10월)→6.8%(11월)→7.0%(12월)로 급등했고, 올해 들어 7.5%(1월)→7.9%(2월)→8.5%(3월)→8.3%(4월)→8.6%(5월)로 8%대를 넘어섰다. 1970~1980년대 오일쇼크 당시 초인플레이션이 도래했다는 진단이 많다.
5월 들어 가장 많이 뛴 건 에너지 가격이다. 1년새 34.6% 폭등했다. 그 중 휘발유의 경우 48.7% 뛰었다. 또 항공료(37.8%), 중고차(16.1%), 신차(12.6%) 등이 큰 폭 상승했다. 식품 가격은 10.1% 올랐다. 육류·가금류·생선류·계란류(14.2%), 시리얼·빵류(11.6%), 유제품류(11.8%) 등 집에서 조리해서 먹는 식료품 가격이 급등했다. 아울러 CPI 지수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비는 1년 전보다 5.5% 상승했다. 일상에 필수적인 의식주 품목들의 물가가 치솟은 것이다.
4월과 비교한 CPI 상승률은 1.0%로 집계됐다. 이 역시 월가 전망치(0.7%)를 웃돌았다. 특히 항공료가 한달 사이 12.6% 치솟았다. 에너지 가격이 3.9% 급등한 데다 휴가 수요가 몰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6.0% 뛰었다. 시장 예상(5.9%)을 소폭 상회했다. 전월과 비교한 수치는 0.6%로 예상보다 큰 폭 상승했다.
CPI 상승률이 당초 전망보다 훨씬 높게 나오면서 ‘정점론’은 힘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CNBC는 “인플레이션이 최고조에 달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꺾었다”며 “이와 함께 미국 경제가 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우려를 더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현재 배럴당 120달러대인 국제유가는 추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인플레이션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의미다.
‘정점론’ 힘 잃고 침체 공포 커져
거시경제 연구기관인 MI2 파트너스의 줄리안 브리겐 대표는 “5월 CPI 보고서에서 좋은 게 보이지 않는다”며 “연준에 응원을 보낼 만한 그 어떤 것도 없다”고 말했다. 서머스 교수는 “미국에 내년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은 80%에 이른다”며 “급등하는 물가는 완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경기 침체의 길”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연일 인플레이션을 입에 올리고 있지만, 급격한 돈줄 조이기 외에 할 만한 정책이 없다는 분석이 많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하고 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15bp(1bp=0.01%포인트) 안팎 폭등하고 있다. 장중 2.970%까지 상승하며 3%를 목전에 뒀다. 10년물 국채금리는 3.122%까지 올랐다.
뉴욕 증시는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53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78% 하락하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94% 내리고 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8% 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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