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재소환한 황희 “IOC에 문화올림픽 제안, 차기정부 이행 노력”

22일 문체부 장관 취임 1주년 간담회
1년전 취임 일성서 김구 선생 발언 꺼내
문화올림픽 통해 지속가능성 확보할 것
내달 중 직접 IOC 브리핑에 나설 수도
中 한복 논란엔 "문화 강국 위해 노력"
  • 등록 2022-02-22 오후 3:15:27

    수정 2022-02-22 오후 6:05:28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백범 김구 선생의 발언을 재소환했다. 22일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간담회 현장에서다. 이는 지난해 2월 취임 일성으로 ‘문화강국으로의 도약’을 거론하면서 김구 선생의 자서전 ‘백범일지’에 나온 글귀를 꺼내 든 이후 1년여만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속에서도 K콘텐츠의 경쟁력은 물론 산업적 파급력이 높아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황 장관은 “영화 ‘기생충’부터 방탄소년단(BTS),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등 최근 2년 동안은 K콘텐츠의 국제적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었다”면서 “문화강국 이미지를 강화하고,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스포츠를 넘어 문화 분야까지 개념을 확장한 문화올림픽(컬처림픽·Culturlympic) 추진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
앞서 황 장관은 중국 베이징동계올림픽 정부 대표단장 자격으로 방중(4~9일)한 계기에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을 면담한 바 있다. 그는 “바흐 위원장에게 올림픽 정신을 가장 극대화하는 게 문화 분야이고, IOC가 유엔 내 활동 반경을 넓힐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설득했다. 바흐 위원장도 취지에 공감했다”며 “IOC 조직위에서 제안을 수락했다는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화의 산업적 가치 측면에서 현실적 퍼포먼스를 찾다가 ‘문화올림픽’을 생각하게 됐다. 엑스포나 비엔날레 형태로 출전 선수뿐 아니라 관객과 시민이 적극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설계도 가능하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 일환으로 황 장관은 “현재 산업부 중기부 보건부 과기부 국토부 등 11개 부처가 같이 협의하고, 관련 틀을 만드는 등 실무단계에서는 상당히 논의를 마친 상태”라며 “3월 중 IOC에 운영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다시 제안하고 필요하면 직접 브리핑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전문가와 해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인사 중심의 조직 준비위원회도 출범시킬 계획”이라면서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시작이 막막하기도 했는데, IOC에 편입해 진행한다면 더 수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웃었다.

특히 현장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700명 문체부 직원들에게 월 2회는 나가서 놀라고 말한다. 문화 체육 관광 현장에서 다양한 의견을 듣자는 취지로 전혀 부담을 주지 않았다”면서 “나 역시 현장 소통을 주시하겠다는 초기 다짐에 따라 이달까지 300여차례 정책집행 현장 간담회를 진행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새 정부 출범까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막바지 사업을 잘 매듭짓고, 다음 정부까지 잘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황 장관은 “장관 마지막까지 영업하고 다닐 생각”이라며 “대선을 앞둔 만큼 시비에 휘말리지 않고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 방지 및 스포츠 윤리센터 정립 등 관련 사업들을 마무리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황 장관은 최근 베이징올림픽에서 불거진 중국의 한복공정 논란에 대해서는 “베이징에서 정말 속이 탔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한복은 한국의 것이라고 공식 인정한 상황에서 정부 대표로서 항의하기가 애매했다. 그럼에도 양국 간 김치, 한복 등 오랜 감정싸움이 있었던 만큼 한복을 미리 준비해서 입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문체부 차원에서 김치의 명칭에 대해 별도 법을 만들어 통과시키고, 한복 활성화를 위해 국무회의서도 한복을 입는다. 대한민국이 문화를 이야기하면 더이상 저항할 수 없는 그런 강국이 돼야 겠다는 의지가 있다”며 “다양한 프로그램과 예산을 마련하는 등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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