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의 '천적', 엘리자베스 워런…"견제는 계속된다"

워런, 연준 의장 청문회서 "연준 거래 스캔들" 지적
파월 재임 저지 실패했지만, '라스킨' 등 동맹 포진
FT "파월 금리 너무 빨리 올리면 워런과 충돌할 수"
  • 등록 2022-01-12 오후 3:26:20

    수정 2022-01-12 오후 3:26:20

[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천적’인 민주당 진보 진영에 속한 엘리자베스 워런 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이 파월 의장의 인사청문회에서 또 다시 그를 압박하고 나섰다. 워런 의원은 파월 의장의 재임을 공공연하게 반대해왔고, 그의 견제는 파월 2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사진=AFP)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에서 열린 연준 의장의 인사청문회에서 “연준은 여전히 위원들의 주식 거래 스캔들과 관련된 전말을 감추고 있다”며 오는 17일까지 가능한 관련된 모든 정보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워런 의원은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바 있으며, 현재도 유력한 차기 대선후보 중 한 명이다.

워런 의원이 말한 연준 위원들의 주식 거래 스캔들은 리차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등이 내부 거래 규정을 위반했던 혐의를 말한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2월경 연준의 긴급회의 전후로 주식을 팔았다 다시 사들였다. 대중적 비난에 직면한 그는 예정보다 2주 빠른 오는 14일 사임하겠다고 밝혀 불명예 퇴진이란 멍에를 쓰게 됐다. 앞서 캐플런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은행 총재 등 연준 위원 2명도 적절한 투자 논란으로 중도 사퇴했다.

워런 의원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재지명했던 지난해 11월 23일 이전부터 그를 추궁해왔다. 워런 의원은 지금은 부의장으로 지명된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 의장으로 밀며, 파월 의장의 재임 반대 의사를 밝혔다. 당시부터 연준 위원들의 내부 거래 의혹 스캔들을 파월 의장 재임 반대의 명분으로 사용했다. 또 파월 의장은 기후 문제에 관심이 없으며, 월스트리트에 대한 규제도 느슨하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이 연준에 바라는 것은 코로나19 내내 연준이 실천해왔던 이중책무(완전고용, 물가안정)다. 워런 의원은 연준이 무엇보다 은행들을 강하게 규제해야 하며 인종 간 불평등 문제 또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FT는 파월 의장이 양당의 박수를 받으며 무난히 재임에 성공하겠지만 워런 의원의 견제가 끝났다고 볼 순 없다고 짚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직에 그와 뜻을 함께하는 인사들이 여전히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연준 인사 중에서도 브레이너드 이사를 포함해 또 한 명의 워런 동맹이 있기도 하다. 사라 블룸 라스킨 전 미 재무부 차관보다.

워런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에 라스킨 전 차관보를 연준의 신임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으로 추천했다. 지명될 확률은 매우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라스킨 전 차관보는 ‘도드-프랭크법’을 제정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다. 이 법의 골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을 막기 위해 은행의 업무영역을 엄격히 구분하도록 제한한 것이다. 라스킨 전 차관보가 ‘월가 킬러’로 불리는 이유이면서, 워런 의원이 그를 바이든 대통령에 추천한 이유기도 하다.

한편 워런 의원과 파월 의장의 2라운드는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관련돼 촉발할 수 있단 시각이 있다. FT는 “민주당원들은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에 맞서기 위해 더욱 긴축적인 정책을 펴는 것에 만족하고 있지만, 너무 빠르게 정책금리를 올린다면 이때는 워런 의원과 충돌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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