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복귀 김무성, '전대 패배' 딛고 대권행보 본격화

30일 공부모임 ‘격차해소 경제교실’ 첫 행사 개최
“격차해소 시대정신…한국자본주의, 고쳐야 할 시점”
“우병우 靑 민정수석 사퇴해야” 거침없는 목소리
  • 등록 2016-08-30 오후 3:44:05

    수정 2016-08-30 오후 3:44:05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부모임 ‘격차해소 경제교실’ 행사에 참석, “격차해소는 시대정신”이라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차기 대권을 향한 기지개를 켰다. 여의도 정치권으로 복귀한 김 전 대표는 3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부모임 ‘격차해소 경제교실’ 첫 행사를 주관한데 이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광폭행보를 선보였다. 8.9 전당대회에서 비박계 대몰락에 따른 정치적 상처에서 벗어나 ‘대권플랜’의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 것이다.

김 전 대표는 그동안 중앙정치와는 거리를 두고 주요 정치현안에 침묵을 지켜왔다. 지난 1일 세월호 참사의 현장인 진도 팽목항을 시작으로 20일간 ‘겸허한 경청’이라는 주제로 민생투어에 나선 것은 물론 최근 3박4일 일정으로 중국을 다녀왔다. 25일 귀국 이후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던 김 전 대표는 이날을 기점으로 중앙정치무대 전면에 등장했다.

◇보수·강경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정책능력 갖춘 지도자 변신

이날 오전 7시 30분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 김 전 대표를 비롯해 강석호, 김학용, 김성태, 정병국, 김용태, 이종구, 홍일표, 이은재 등 비박계 의원 10여명이 속속 모여들었다. 김 전 대표가 주도하는 공부모임 ‘격차해소와 국민통합의 경제교실’에 참석하기 위한 것. 이 모임은 김 전 대표의 대권준비를 위한 정책캠프 성격의 전진기지다. 보수·강경에 치우진 이미지에서 벗어나 정책능력을 갖춘 지도자로서 변신하겠다는 것이다.

김 전 대표는 이날 모임에서 “우리 경제는 일본처럼 초저출산, 고령화심화, 경기침체 장기화”라고 위기감을 나타낸 뒤 “서민층과 청년층을 위한 희망의 사다리가 없어지고 좌절과 분노의 나쁜 에너지가 폭발 직전이다. 시대정신은 격차해소”라고 밝혔다. 양극화에 따른 사회격차를 해소하는 게 시급하다는 현실인식이다.

김 전 대표는 특히 “갑질을 당하는 을들은 양극화를 부추기는 불공정한 게임의 룰에 분노하고 있다. 이러다가 나라가 망하는 것 아닌가는 걱정이 여기저기서 분출하고 있다”며 “경제·정치 양극화를 방치했다가는 정권재창출을 이뤄내야 할 새누리당으로서도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자본주의 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우병우 하루 빨리 사퇴해서 朴대통령 구해야”

김 전 대표는 모임 종료 후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침묵하지 않았다. 특히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 논란에는 “하루라도 빨리 사퇴해야 한다. 그래서 대통령을 구해야 한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또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사퇴와 관련해 “무책임한 자세”라면서 “어쨌든 자기의 행위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다면 사퇴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의 이러한 태도는 8.9 전대 패배 이후 의기소침해있던 것과 180도 다른 것. 여권의 차기주자로서 ‘할 말은 하겠다’는 태도로 본인의 존재감을 과시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다만 김 전 대표의 본격적인 대권행보 재개에도 난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가장 큰 난제는 낮은 지지율이다. 20대 총선 직전만 해도 여권 차기주자 중 부동의 1위를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세론에 맥을 못추고 있다. 특히 올초만 차기 지지도 조사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빅3후보로 불리며 팽팽한 3파전 구도를 유지했지만 최근에는 선두권에서 완전히 이탈했다. 특히 8.9 전대 이후 이정현 대표 체제의 등장 이후 당안팍에서 반기문 대망론이 공고화되면서 김 전 대표가 차기 가능성을 찾기 위해서는 제3지대로 나가 정치권 새판짜기 과정에서 참여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정치적 위상이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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