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경기 후 세레모니 하지마'.. 英, 똥물 된 템스강에 골치

수욕장 수질 기준의 10배 육박
조정 선수들 강물 접촉금지 권고
  • 등록 2024-04-01 오후 3:08:41

    수정 2024-04-01 오후 3:08:41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잉글랜드의 젖줄’로 불리는 템스강에서 허용치를 넘는 대장균이 검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조정경기가 개최되는 곳으로 선수들에게 템즈강을 마시거나 접촉하지 말 것이 권고됐다.
옥스퍼드 조정 팀의 구성원들이 지난달 27일 런던에서 케임브리지 조정 팀을 상대로 한 제미니 보트 레이스를 앞두고 템스강에서 연습하고 있다.(사진=AFP)
가디언 등 외신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템스강에서 허용치를 넘어서는 대장균이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환경단체 리버 액션은 최근 해머스미스 브리지 주변에서 시료를 채취해 수질을 검사했다. 단체는 “검사 결과 물 100ml 당 평균 2863CFU(세균수 단위), 최고 9801CFU가 발견됐다”라고 밝혔다. 이는 영국 환경청의 해수욕장 수질 기준(1000CFU 미만)의 10배에 육박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템스강에서 조정 선수 지원 단체인 브리티시 로잉(British Rowing)과 리버 액션은 경기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에게 상처 부위를 완전히 가리고 강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권고했다.

특히 노를 저을 때 튀는 물도 조심해야 하며, 실수로 강물을 삼킬 경우 의료진에게 진단받으라고 당부했다. 우승팀이 강물에 뛰어들며 자축하는 게 전통이지만 이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금지된다.

BBC방송은 템스강은 배설물 등으로 냄새도 참기 어려울 정도라고 전하기도 했다.영국에서는 템스강의 오염이 심각한 이유를 두고, 1989년부터 민영화된 수도 회사들이 하수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채 장기간 대량으로 방출해왔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영국 환경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영국 전역의 미처리 하수 방출 기간은 모두 360만 시간으로, 이는 2022년에 비해 약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영국은 빗물과 하수가 같은 관으로 흐르기 때문에 홍수 땐 역류를 막기 위해 하수를 일부 유출하도록 설계돼 있다. 이는 아주 이례적인 경우만 허용돼야 하는데, 마구잡이로 허용되다 보니 문제가 커졌다는 것이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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