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의 반전’ 하루 남은 美대선, FBI도 클린턴 손 들었다

이메일 스캔들 수사 사실상 무혐의 종결
‘트럼프 리스크’ 떨던 증시 모처럼 ‘방긋’
브렉시트 때처럼?… ‘숨은표’ 변수 여전
  • 등록 2016-11-07 오후 2:50:04

    수정 2016-11-07 오후 3:47:37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던 미국 대통령 선거가 투표 직전 다시 한번 변수를 맞았다.

대선을 여드레 남기고 힐러리 클린턴(69)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킬레스건인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에 착수했던 미 연방보안국(FBI)이 대선 이틀 전 사실상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다.

이에 힘입어 막판 맹추격하던 도널드 트럼프(70) 공화당 후보는 김이 샜다.

힐러리 클린턴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현지시간) 경합 지역인 플로리다 주 펨브로크파인스 유세 중 갑작스런 비에도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AFP
예상보다 빠른 FBI 무혐의 발표에 클린턴 ‘안도’

제임스 코미 FBI 국장은 6일(현지시간) 미 하원 정부개혁감독위원회에 편지를 보내 클린턴 이메일 서버 재수사 결과 지난 7월 불기소 권고 결론을 바꾸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결정을 뒤집을 새로운 혐의가 나오지 않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메일 스캔들은 클린턴의 최대 아킬레스건이었다. 클린턴이 국무장관 시절 측근·비서 등과 공식 이메일이 아닌 개인 이메일로 의견을 주고받았는데 그중에 국가 기밀이 담긴 내용까지 포함됐고 이게 위키리크스를 통해 노출되기까지 했다.

클린턴은 올 7월 FBI의 불기소 결정 이후에도 줄곧 부주의를 사과해야 했다. 대중은 그때마다 측근 중심의 밀실 정치를 해 온 클린턴의 방식에 부정적인 인상을 받게 됐다.

더욱이 코미 국장이 지난달 28일 클린턴의 최측근인 후마 애버딘(40)의 전 남편의 다른 혐의를 조사하던 중 부부가 함께 쓰던 노트북에서 추가 이메일을 확보했다며 재수사를 발표하며 클린턴은 투표 직전 큰 위기를 맞았다.

때마침 직후(11월1일) 진행된 워싱턴포스트(WP)/ABC의 여론조사에선 트럼프가 46%로 힐러리(45%)를 1%포인트 격차로 제치기도 했다.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첫 역전이었다.

FBI는 애초 수사 내용과 기간에 대해 밝히지 않아 장기화가 전망됐으나 선거개입 논란 확산에 부담을 느껴 서둘러 조사를 마친 것으로 풀이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수사는 암시와 누설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코미 국장을 비판한 바 있다.

코미 국장은 “FBI 수사팀이 24시간 쉬지 않고 다량의 이메일을 검토했다”고 밝혔다.

클린턴 캠프 제니퍼 팔미에리 공보국장은 FBI의 발표 직후 “우리는 이 결과를 확신했다”며 “문제가 해결돼 기쁘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6일(현지시간) 경합 지역인 미네소타 주 미니애폴리스 유세를 위해 타고 온 비행기에서 내리며 주먹을 힘껏 쥐어올려보이고 있다. AFP
시장 안도 분위기… 트럼프 ‘숨은 표’ 변수 여전

시장은 상대적으로 안정감 있는 클린턴의 호재에 안도하는 분위기이다.

1980년 12월 이후 역대 최장인 8거래일 연속 하락한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이날 선물 시장에서 1.2% 급등하며 2100선을 회복했다.

역시 트럼프 리스크로 하락하던 아시아 증시도 7일 일제히 반등했다. 한국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0.79%,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61% 상승 마감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영국 금융사 바클레이즈는 이달 초 트럼프 당선 땐 S&P500 지수가 11~13% 급락하는 것을 비롯해 세계 증시가 평균 5% 하락하리라 전망했다.

영국 도박사이트 벳페어의 클린턴 당선 가능성은 지난 주말 70%에서 80%에 올랐다. 다른 도박사이트 프리딕트와이즈에서도 클린턴 당선 확률이 87%까지 상승했다.

트럼프의 막판 역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

WP/ABC방송이 6일 집계한 설문조사에선 클린턴이 48%, 트럼프가 43%로 그 격차가 다시 벌어졌지만 여전히 오차범위(±2.5%)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또 다른 여론조사에선 그 격차가 0.5%까지 좁혀진 상태다.

여기에 트럼프 캠프의 주장하듯 경합 지역의 ‘숨은 표’가 돕는다면 역전극을 연출할 수 있다. 트럼프는 FBI의 발표 후 “클린턴이 왜곡된 시스템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며 맹공을 펼쳤다.

전문가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가 나왔던 올 6월 브렉시트(유럽의 유럽연합(EU) 탈퇴) 영국 국민투표 결과를 상기하며 긴장하고 있다. CNN은 “FBI의 무혐의 발표에도 (클린턴의) 정치적 타격이 완전히 가시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현지 언론·여론조사기관의 미 대선 후보 지지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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