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계속운전 가능할까?..원안위에 쏠린 눈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 15일 원안위 안건으로 상정
안전정 문제 있다 vs 없다..첨예한 대립
"차라리 돌리는게 손해 덜봐" vs "전력비중 低·폐연료봉 多"
  • 등록 2015-01-14 오후 5:08:25

    수정 2015-01-14 오후 6:12:10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한 월성 원자력발전소 전경.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세종=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수명이 다해 2년 넘게 가동을 멈추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월성 1호기가 계속운전을 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월성 1호기는 경북 경주시 양남면에 위치해 있으며 지난 2012년 11월 설계수명 30년이 만료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2009년 12월 수명연장을 신청했으나 아직까지 계속운전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5일 개최하는 올해 첫 정례 전체회의에서 월성 1호기 계속운전 허가 안건을 상정해 심의할 예정이다. 원안위가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을 결정하는 데 법적·행정적으로 걸림돌은 없는 상태지만 어떤 결정이 내려지든 정치·사회적 파장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안전정 문제 있다 vs 없다…첨예한 대립

월성 1호기에 대한 논란은 수명이 다한 원전을 계속 돌렸을 때 과연 안전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핵심이다.

정부는 월성 1호기 수명을 연장하더라도 안전 등에 있어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지난해 발표한 ‘월성 1호기 계속운전 심사보고서’와 최근 내놓은 ‘월성 1호기 스트레스테스트 최종 검증보고서’를 통해 안전성에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데다 민간검증단에서도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등 반대 의견이 만만치 않다. 민간검증단은 지난 6일 “현재까지 평가결과로는 계속 운전 시 안전성 보장이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수원이 수행한 스트레스테스트는 기술분야에 취약한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어 스트레스테스트 수행능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32가지 안전 개선사항을 먼저 이행할 것을 요구했다.

반대를 주장하는 의견에는 폐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제남 의원과 심상정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 개최한 ‘월성1호기 폐로냐, 수명연장이냐’ 토론회에서 “월성 1호기를 폐로하면 안전과 노후 원전 폐쇄에 관한 기술 축적, 수십조 경제효과가 있는 원전 폐로 시장진출 등 1석 3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면서 “월성 1호기가 폐로 수순을 밟는 것이 정의당의 입장”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 원안위원도 “월성 1호기가 사용후핵연료가 많이 나오는 중수로라는 점에서 정부의 원전 정책이라는 큰 틀에서 보면 등에서 폐로하는 방법도 관련 기술 개발·확보 차원에서 고민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기술적으로 안전하다면 차라리 돌리는 게 손해 적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전제된 이후엔 경제성에 대한 검토가 논의 대상이다. 계속운전 신청은 원전 수명 종료 2~5년 전 10년 단위로 신청할 수 있다. 월성 1호기의 경우 설계수명이 다한 2012년 11월 이후 2년 2개월가량이 지나 계속운전을 하게 되더라도 8년을 채우기 힘든 상황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8월 월성 1호기를 계속운전 하는 것이 적게는 1395억원에서 많게는 3909억원가량 이득이 있다고 분석했다. 원전을 계속 돌리는 것이 차라리 덜 손해를 본다는 얘기다.

노동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안전은 조건이 아니라 필수인데, 월성 1호기의 안전에 기술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이제는 계속운전을 하더라도 8년을 다 못 돌리는 상황이지만 안 돌리는 것보다는 돌리는 것이 손해를 덜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전은 특별하게 관리되기 때문에 오래됐다고 고장이 더 잘나거나 성능이 떨어지진 않는다”면서 “미국이 비슷한 시기에 건설한 원전의 경우 60년까지 수명을 연장해 가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성 1호기, 전력생산 비중 적고 폐연료봉 많이 나와”

한수원은 2009년 4월부터 최근까지 압력관 교체 및 후쿠시마 후속조치 등으로 월성 1호기에 5600억원 가량을 투자했다. 원전 안전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건설 후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관리만 잘하면 운전을 계속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이득이기 때문에 한수원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그러나 한수원 자체적으로 실시한 안전성 평가 결과에 따라 설비교체 비용을 투입하는 등 계속운전을 하기 위한 포석이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또 월성 1호기의 설비용량이 67만9000㎾로 전체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8%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경제적인 이익이 크지 않다거나 경수로보다 사용후핵연료가 상대적으로 많이 발생하는 중수로인 만큼 향후 폐연료봉 처리 비용 등까지 고려해 경제성을 따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수원은 이에 대해 “신형 APR-1400 모델의원전 1기가 차지하는 설비용량 비중도 1.5%에 불과하며 다른 경수로 원전들도 1% 정도에 그친다”면서 “월성 1호기가 2008년에 시간당 50억㎾의 전력을 생산했는데, 이는 대구·경북지역에서 1년 간 사용하는 가정용 전력의 80%를 차지하는 수준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회의에서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에 대해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원안위 관계자는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도 그렇고 검증단의 요구사항 등 아직 검토할 것들이 많은데다, 원안위원들끼리도 의견이 엇갈리는 등 다음 달에 재상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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