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정부가 온실가스(탄소) 배출권 거래제를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가 업계 의견을 반영해 부담을 완화하면서 기대보다 관련 시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건산업은 지난달 26일부터 8거래일 동안 26.3% 올랐다.
이건산업은 합판 제조업체로서 솔로몬 군도에서 해외 조림사업을 하고 있다. 조림사업으로 탄소배출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증시에서 이건산업과 같이 조림사업을 하는 업체를 탄소배출권 거래제 수혜 종목으로 분류하고 있다. 같은 이유로 한솔홈데코도 투자자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8거래일 동안 한솔홈데코 주가는 14.3% 올랐다. 한솔홈데코는 지난 2012년부터 뉴질랜드에 산림을 조성하고 있다.
내년부터 시행하는 탄소배출권 거래제는 대상 업체별로 탄소배출권을 할당하고 여분 또는 부족분을 다른 업체와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정부는 재계의 의견을 수용해 모든 업종에서 감축률을 애초보다 10% 완화했다. 업계의 가격 급등이나 과징금 부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법상 최대 10만원으로 규정한 기준가격을 톤당 1만원으로 설정했다. 거래가격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1만원이 넘지 않도록 정부가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아이엠투자증권에 따르면 톤당 1만원일 때 온실가스 배출권 구입비용은 2020년까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배출권 공급이 부족해 과징금을 내야 한다면, 총 과징금은 배출권 구입비용의 3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감축 목표를 완화한 만큼 초기 시장 규모는 예상보다 미미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없던 시장이 새롭게 탄생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한 증시 전문가는 “탄소배출권 거래제 시행으로 업종별 영향이 제각각”이라며 “거래제 시행에 따른 수혜 규모를 예상하기 쉽지 않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