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을지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김진우 교수는 “평소 자신의 체력과 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가을철 산행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무리한 등산 코스를 선택하거나 사전에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았을 때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신체 균형과 유연성이 부족한 중장년층, 비만한 사람의 경우 산에서 내려올 때 자신의 체중에 배낭의 무게까지 가해져 무릎과 발목의 관절과 근육 손상을 입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산행 후 ‘알 배김’ 있다면 온찜질과 스트레칭 효과
평소 운동량이 적었던 경우라면 무리한 산행 후에 생길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흔히 ‘알이 배겼다.’고 말하는 지연성 근육통이다. 허벅지 근육, 종아리 근육, 허리 근육 등에 피로 물질이 쌓여서 느끼는 일종의 근육통으로 짧게는 2~ 3일 길게는 7일 이상 증상이 이어진다. 가장 좋은 치료방법은 휴식과 함께 환부에 20분 정도 온찜질 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다.
근육통 외에 평소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산행 도중 가장 많이 입는 부상은 무릎관절, 발목관절 그리고 허리 손상이다. 신체균형과 유연성 결여로 일어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심한 경우 연부조직파열 골절과 관절연골 손상을 입어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등산 전 충분히 몸 풀고, 산행 마치고 난 뒤에도 스트레칭
◇ ‘발목 삐끗’ 발목염좌, 발목관절염 발전 가능성 있어
특히 산행 중 발목이 삐끗하는 경우는 누구나 한 번씩은 경험해볼 정도로 흔하다. 그만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데 발목염좌를 초기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재발 가능성이 높아 소위 말하는 ‘삔데 또 삐는’ 고생을 하게 된다. 발목의 인대가 약해져 자주 접지르게 되면 발목 관절의 연골까지 손상을 받아 발목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발목염좌가 발생하면 인대의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치료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일단 발목염좌가 발생하면 초기에는 보조기를 이용하여 일정 기간 발목을 고정시켜 부종과 통증을 줄여주도록 하며, 관절운동과 근육강화운동을 통해 늘어나고 부분 파열된 인대를 복구시켜 발목관절의 안정성을 회복하는 치료과정을 거쳐야 한다.
족부족관절정형외과 양기원 교수는 “발목을 삐고나서 간단한 치료를 받고 통증이 줄면 별다른 치료 없이 그대로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발목으로 생활하면 발목 관절의 만성 불안정성이 유발되고, 결국 발목관절염으로 진행하는 경우까지 발전할 수 있어 정확한 검사 및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등산 마니아도 방심은 금물, 발 피로감 누적으로 족저근막염 발생
양기원 교수는 “족저근막염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발뒤꿈치 쪽이 아프다거나 오랫동안 앉았다 일어날 때 느끼는 심한 통증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조금만 걷고 나면 사라져버리는 특징이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뒤꿈치를 땅에 대지도 못할 정도가 되고 나서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서둘러 병원을 찾을 것을 강조했다.
초기에는 1~2주간 안정을 취하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거나 족저근막 및 아킬레스 스트레칭 등을 해주면 쉽게 완치된다. 산행 후에는 캔 음료 등을 차갑게 만든 후 발바닥 아치에 대고 문질러 주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만성일 때는 산행 횟수를 줄이고 족저근막과 종아리 부위의 스트레칭을 꾸준히 하고 동시에 아킬레스 건 강화 운동을 함께 해주는 것이 좋다. 간혹 스테로이드를 해당 부위에 주사하는 경우, 증상이 일시적으로 호전될 수는 있으나 완치되었다고 생각하고 계속 무리하게 운동하면 족저근막이 점점 약해져 끊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존적 치료에도 6개월 이상 효과가 없을 때는 체외충격파 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다.
◇ 단풍철 안전한 산행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지침을 따르는 것이 좋다.
▲ 처음에는 몸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천천히 걷는다 ▲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선택한다. ▲ 사전에 스트레칭 같은 준비운동을 충분히 한다. 산행이 끝난 후에도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근육경직이나 근육통 예방에 좋다 ▲ 산에서 내려올 때에는 무릎을 굽히고 보폭을 줄이면서 천천히 내려온다 ▲ 등산화는 발목까지 감쌀 수 있어야 하면 발에 잘 맞는 것을 신도록 한다 ▲ 질 좋은 두꺼운 양말을 신는다 ▲ 무릎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에는 아대 등을 착용하는 것도 좋다 ▲ 첫 산행은 3시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한다 ▲ 배낭의 무게는 가볍게 한다 ▲ 자주 휴식을 가지되 너무 길게 가지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