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이 베팅한 美 ETF…캐시우드 넘어 격차 확대

美 ETF 통계사이트 기준 ETF 운용사 순위 11위
운용규모 3년만에 100억→430억달러 고성장
  • 등록 2021-11-11 오후 4:32:24

    수정 2021-11-11 오후 9:27:47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미래에셋의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글로벌 엑스(Global X)’가 일명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의 ‘아크’를 넘어선데 이어 갈수록 격차를 벌리고 있다.

미국 ETF 통계 사이트 ETF닷컴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기준 글로벌 엑스의 운용자산(AUM)은 435억6680만달러로 미국 내 ETF 운용사 순위에서 11위를 차지했다. 아크인베스트먼트 운용규모 419억7949만달러를 15억8700만달러 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글로벌 엑스는 2008년 설립된 ETF 전문운용사다. 2009년 첫 ETF를 시장에 선보였으며, 혁신적인 상품을 바탕으로 미국 ETF 시장에서 라이징스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8년 미래에셋이 인수할 당시 운용규모는 100억달러 수준에 불과했다. ETF닷컴에 따르면 3년이 지난 현재 글로벌 엑스는 430억달러로 4배가 넘게 성장했다.

아크 역시 혁신기업에 투자하는 ‘아크이노베이션’(ARKK)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 운용규모 면에서 지난해 9월 글로벌 엑스를 넘어섰으나 1년 여만인 지난 10월 다시 순위를 내줬다. 이어 점차 격차가 벌어지는 상황이다.

9일 ETF닷컴 갈무리
지난 4월 300억달러를 넘어섰을 때 ‘글로벌 엑스’ 설립자의 축하 메시지가 회자 되기도 했다. 당시 브루노 ‘글로벌 엑스’ 설립자는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에게 ‘글로벌 엑스’ 수탁고 300억달러 돌파에 대해 축하한다며 매각한 회사가 큰 성장을 이룬 것에 대해 축하 인사를 보냈다.

브루노는 미래에셋에 지분을 매각한 후 현재 뉴욕에서 ‘핀레벨’이란 핀테크 기업의 CEO를 맡고 있다. 브루노 CEO는 링크드인을 통해 “2008년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투자 받는데 실패한 후 창업자들의 저축금으로 자금을 조달해 ‘글로벌 엑스’를 설립했다. 그리고 10년 후 100억달러에 미래에셋에 사업을 매각했다”며 “매각 후 3년도 되지 않아 피델리티, 핌코, 골드만삭스 등의 ETF 자산액 또한 초과했다”고 놀라워했다.

이어 “사업을 매각한 이유 중 하나는 박현주 회장이 진정한 기업가이며 선구자로 인수한 기업의 경영진들을 믿고 사업을 맡겨 줄 거라 믿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루이스베루가가 CEO 자리를 인계받고, 남은 경영진들이 ‘글로벌 엑스’에 남아 이 사업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미래에셋과 얘기 했다. 미래에셋이 이러한 약속을 지켜주고, ‘글로벌 엑스’ 팀을 계속 신뢰해준 사실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의 해외 진출은 글로벌 엑스 이외에도 결실을 맺고 있다. 올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 실적은 국내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3분기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2700억원 수준으로 작년 동기간 516억원 대비 5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에만 330억원을 벌어 들어 이러한 추세라면 3000억원을 넘기는 대기록을 세울 수도 있다.

해외법인의 영업이익도 올해 1400억원 수준으로 작년 동 기간 730억원의 두배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연간 최대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 기록을 계속 갈아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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