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고 온 마시모 자네티 "희망·기대로 무대 준비"

온라인 간담회 나선 경기필 예술감독
18·19일 공연 앞두고 2주간 자가격리
모차르트·베토벤 등 레퍼토리 선보여
"예전으로 돌아갈 것, 인내심 가져야"
  • 등록 2020-07-09 오후 2:15:05

    수정 2020-07-09 오후 9:53:41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불확실함과 걱정,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지만 큰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한국에 왔다.”

한국에서 자가격리 중인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 9일 유튜브를 통한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국내 언론과 만났다. 자네티 예술감독은 “이렇게 만나니 어색하면서도 반갑다”고 온라인 간담회라는 경험의 생소함을 드러냈다. 오는 18일과 19일 경기 수원시 팔달구 경기아트센터 대극장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이어 열리는 ‘경기필 앤솔러지 시리즈 Ⅳ - 모차르트 & 베토벤’ 공연을 위해 코로나19를 뚫고 한국에 온 자네티 예술감독은 “공연장에서 오랜만에 관객과 만나는 이번 무대는 내 인생에서 겪어보지 못한 감동이 될 것 같다”고 공연을 앞둔 소감을 말했다.

자네티 예술감독은 지난달 30일 이탈리아에서 한국에 입국한 뒤 2주간 자가격리 중이다. 현재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오는 14일 오후 12시 격리가 해제된다.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 예술감독이 9일 유튜브를 통해 진행한 온라인 간담회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캡처).
이번 공연은 자네티 예술감독의 올해 첫 한국 공연이자 코로나19 발발 이후 경기필의 첫 관객 대면 공연이다. 자네티 예술감독이 무대에 서는 것은 지난 1월 31일 독일 공연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당초 지난 2월 27일과 28일 경기필 공연으로 한국 관객과 만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공연이 취소돼 이탈리아로 돌아갔다. 유럽에서도 올 상반기 예정돼 있던 12개 공연이 모두 취소됐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음악가이자 예술가로서 느끼는 우려가 컸다. 자네티 예술감독은 “음악은 비즈니스가 아니라 영혼의 양식이자 삶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코로나19로 이러한 예술의 가치가 잊혀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이번 공연은 한국에 오기까지 많은 도움을 준 경기필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감사를 표해다.

이번 공연에서 경기필은 70여 명의 합창단이 출연하는 말러 교향곡 3번을 연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7번, 슈트라우스의 13대의 관악기를 위한 세레나데, 베토벤 현악사중주 16번 등 소규모로 오케스트라 편성이 가능한 레퍼토리로 변경했다. 2009년 스위스 취리히 게자 안다 콩쿠르에서 동양인으로 처음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이진상이 협연자로 나선다.

자네티 예술감독은 “셰익스피어가 삶에 대해 얘기하기를 ‘인생은 대비’라고 했다”며 “모차르트와 베토벤 두 특별한 작곡가의 인생의 마지막을 장식한 두 곡과 슈트라우스가 17세 때 작곡한 곡을 배치해 대비를 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진상에 대해서는 “아직 같이 연주를 해보진 않았지만 매우 젊고 훌륭한 피아니스트다”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자네티 예술감독은 약 40일간 한국에 머물면서 내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 등으로 관객과의 만남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사람과 만나고 접촉하는 것이 가장 그립고 음악 또한 너무나 그립다”며 “그럼에도 우리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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