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텃밭' 거머쥔 오신환·신상진…재보선 최고스타

오신환, 27년 野 아성 무너뜨리고 서울 관악을 당선
신상진, '경기도의 광주' 성남중원서 의원직 재탈환
  • 등록 2015-04-30 오후 3:57:57

    수정 2015-04-30 오후 3:57:57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 출처=오신환 의원 홈페이지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새누리당이 4·29 재보선에서 압승할 수 있었던 것은 ‘야권 텃밭’에서 혈혈단신(孑孑單身) 오랜 기간 터를 닦아온 이들이 있어 가능했다. 서울 관악을과 경기 성남중원에서 각각 당선된 오신환 의원과 신상진 의원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재보선의 최고스타는 단연 오신환 의원이다. 27년간 보수 성향 국회의원이 배출되지 못한 곳에서 승리를 거머쥐어서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경기 성남중원과 인천 서구·강화을의 승리는 어느정도 예감했지만, 서울 관악을 만큼은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었을 정도다. 김무성 대표도 관악을 당선 확정 후 “27년 만에 승리한 것은 정말 감격스럽다”고 했다.

오 후보는 그간 사석에서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해왔다. 지난 2010년 관악구청장 선거와 2012년 19대 총선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공고한 텃세를 절감했기 때문이다.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로 야권이 두 동강 난 상황에서도 이기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법하다.

지난해 재보선을 통해 야당의 성지인 호남(전남 순천·곡성)에서 새누리당 깃발을 처음 꽂은 이정현 최고위원도 ‘사지(死地)’에 출격하는 오 의원에서 진심 어린 노하우를 전했다고 한다.

오 의원의 이력도 특이하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을 졸업한 연극배우 출신이다. 배우 이선균과 ‘절친’으로 유명하며, 송강호 등 한솥밥을 먹은 배우들과도 가깝다.

신상진 의원의 당선도 주목할 만하다. 그가 ‘경기도의 광주광역시’라 불릴 정도로 야성이 강한 성남중원에서 벌써 3선에 오른 데에는 말 못할 굴곡이 있었다. 게다가 이곳은 옛 통합진보당 핵심인 경기동부연합의 근거지로도 꼽힌다.

그럼에도 성남중원에서 오래 지낸 많은 토박이들은 ‘신상진의 인기’를 말한다. 1984년 성남 상대원공단 노동자로 터를 잡고 서울대 의대 졸업 후 병원도 상대원시장 인근에 내는 등 32년째 성남에서만 지낸 진정성을 알아봐준 것이다. 신 의원이 꾸준히 했던 무료 의료봉사도 주민들의 마음에 강하게 남아있다. 태어난 고향만 서울이지 사실상 성남 토박이인 셈이다.

두 의원이 30일 당 소속 의원들에게 한 ‘신고식’에도 이런 사연들이 묻어있다. 오 의원은 “27년의 야당 아성을 깨고 당선돼 보고 드린다”면서 “지역일꾼으로서 도전했고 주민들께 목소리를 외쳤다”고 했다.

신 의원도 “(성남중원이) 민주당 텃밭이라고 소문이 난 동네”라면서 “그래도 맨날 발목을 잡고 해서 새정치연합이 싫다고 하더라. 그래서 저에게 표를 많이 주신 것 같은데,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했다.

그렇다고 오·신 의원이 마냥 마음을 놓을 일도 아니다. 불과 1년 후인 내년 4월 총선이 예정된 만큼 곧바로 선거 준비를 해야 할 처지다. 야권의 거센 도전도 계속 이어질 게 불 보듯 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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