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한국이 안드로이드와 구글 플레이, 유튜브 등 구글의 다양한 플랫폼을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데다 정부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구글에 구애를 펼친 점도 주요하게 작용했다.
구글은 그동안 한국 스타트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구글은 지난 2012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창업 지원프로그램인 ‘글로벌 K-스타트업’에서 몇몇 팀을 선발해 영국 런던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전문 멘토링과 네트워크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한국을 방문,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자유로운 대화를 갖기도 했다.
벤처투자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의 박지웅 대표는 “구글은 이전에는 한국 스타트업을 간헐적으로 도왔다”며 “이번에 ‘캠퍼스 서울’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돕기 위해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구글은 현재 영국 런던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스타트업 지원공간인 ‘구글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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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짓 빔 구글 창업지원팀 수석 매니저는 27일 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은 스타트업 재능이 활성화됐고 글로벌 네트워크 지원 효과가 크며 구글코리아가 존재해 서울에 구글 캠퍼스를 설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석훈 본엔젤스 이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스타트업에게는 제품 라이선스를 몇 년간 면제해주기도 했다”며 해외 기업들은 장기투자에 나서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더욱 실질적 이유로는 한국이 구글 플랫폼들의 주요 사용처라는 점이다. 한국은 올 초 모바일 분야에서 구글 소프트웨어(SW)인 안드로이드의 사용비율이 세계 최고수준인 93%로 나타났다. 구글플레이의 경우도 한·중·일의 매출이 전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집계된다. 구글로서는 한국 스타트업의 육성을 통해 ICT 플랫폼 강자의 지위를 유지하고 스타트업들은 이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캠퍼스 서울 설립은 한국 정부와 구글이 창조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해 함께 노력한 산물이다. 구글 측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인터넷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얼라이언스’에 따르면 ICT 분야 스타트업은 현재 600개 가량으로 추산되지만, 스타트업은 정확한 통계가 의미 없을 정도로 많이 생겨나고 또 없어진다. 국내에는 지금도 정부와 대기업, 인터넷 기업들, 은행권 등이 세운 다수의 창업지원센터들이 있는 가운데 구글의 이번 시도가 어떠한 성과를 거둘 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적지않다.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구글의 시도에 기대감을 드러내면서도 국내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함께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문종 새누리당 의원(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법과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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