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창업이야기]맛 집 블로그의 불편한 진실

  • 등록 2012-07-26 오후 7:00:17

    수정 2012-07-26 오후 7:36:45

한수진 창업 칼럼니스트.前 비즈플레이스 편집국장/現 홍보미디어 (주)이니야 언론 팀장
최근 유명연예인들이 운영 중인 쇼핑몰의 가짜 후기작성이 문제로 불거지면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스타유명세를 토대로 탄생한 쇼핑몰인 만큼 이를 수행하는 책임과 공정성이 필요했지만, 미진한 사과 게재와 얄팍한 상술에 분노한 민심이 더해져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이런 눈가림으로 소비자를 우롱하는 사례는 비단 인터넷 쇼핑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보의 바다라 불리는 인터넷은 시대가 낳은 최대 마케팅의 창구이자 소비자와의 통로역할을 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를 악용하는 사례 또한 만연해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맛 집 블로그를 가장한 홍보용 블로그 운영의 그릇된 형태를 꼽을 수 있다.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미디어 매체가 예전만큼의 영향력을 펼치지 못하면서 몸값이 상승하는 쪽은 포털사이트를 통해 생성된 맛 집 관련 블로그나 카페다. 외식 시장의 판도를 좌우하는 20~30대들의 절대적인 정보뱅크로 각광받으며 의존도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나날이 세력을 확산하고 있는 블로그 중에서도 하루 방문자 수가 수 만 명에서 수 십 만 명이 찾는 ‘파워블로그’의 위상은 네티즌 사이에선 숨은 권력자로 통한다. 특히, 최신 쇼핑 정보에 민감하고 소셜사이트와 맛 집 관련 블로그 탐방을 즐기는 젊은 여성들에겐 의미가 더욱 그렇다. 음식점 운영자들이나 외식 관계자들에게 블로그란 존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놓이게 됐다. 먹는장사란 것이 입소문에 성패가 갈리는 특성을 지닌 탓에, 인기가 높은 블로그에 밉보이면 좋을 것 없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반대로 홍보채널이 없어 어려움에 처해 있는 영세한 외식 업체나 음식점들에겐 즉각적인 인지도 향상을 기대해볼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능력자가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양면의 날과 같은 존재인 셈이다.

실제로 불친절로 인한 불만의 목소리나 형편없는 메뉴에 대한 비판이 대형 커뮤니티나 파워 블로그에 게재되고 이 문제가 SNS를 통해 퍼져 나갔을 때, 매출하락과 치명적인 브랜드 가치 하락으로 직결되기도 했다. 이처럼 막대한 영향력을 갖게 된 블로그 운영자들에게 왜 책임의식이 필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사례다. 일부 권력을 남용한 블로거들이 외식업체들을 상대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과도한 행동으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했던 경우도 있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본연의 순수한 의미를 잃고 상업적 블로그로 전락해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양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것이 진정한 평가로 이뤄진 제대로 된 블로그인지, 또 다른 형태의 마케팅 창구인지 일반인들이 식별하기 쉽지 않다는데서 심각성을 유추할 수 있다.

앞으로 인터넷의 발전 속도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고, 블로그나 카페가 외식시장 내 차지하는 영역의 성장도 예상된다. 불편한 진실에 가려 고마운 순기능 역할을 해내며 외식 문화의 신지평을 열었던 ‘블로그’가 다 같이 평가 절하되어서는 안 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 맛 집 블로그들의 쫀쫀한 자존심과 자부심이 바탕이 된 품격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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