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타는 美항공사...보잉737 공급지연에 ‘불똥’

‘줄사고’ 여파로 항공기 공급기한 차질
사우스웨스트, 알래스카항공 등 영향
유나이티드, 조종사 신규 채용도 보류
  • 등록 2024-03-13 오후 2:59:41

    수정 2024-03-13 오후 7:36:28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미국 항공사들의 속이 타들어 가고 있다.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사고’가 발생한 737맥스(MAX) 생산량을 더 이상 늘릴 수 없게 되면서, 신규 항공기 공급기한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AFP)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및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주요 항공사들이 보잉 항공기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공급 지연으로 사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외신들은 최근 열린 JP모건 산업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얘기가 공통적으로 나왔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저비용항공사(LCC) 사우스웨스트항공는 여객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여객기 전량을 보잉 737맥스 기종으로 운영 중이다. 올해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총 79대의 보잉 항공기를 공급받기로 계획했으나, 인도 지연으로 고작 46대(맥스8 모델)만 받게 될 예정이다. 보잉737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트여객기로, 신규 기종인 737맥스는 동체길이에 따라 7모델, 8모델, 9모델, 10모델로 나뉜다. 중장거리 비행을 많이 하는 LCC에서 선호하는 기종이다.

특히 사우스웨스트항공은 신규 항공기 지연에 따라 올해 수용인원 계획을 줄이고, 조종사 50%, 승무원 60% 등 고용도 줄이고 있다. 밥 조던 사우스웨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개최된 JP모건 항공산업 콘퍼런스에서 “보잉은 더 나은 회사가 돼야 하며, 그래야 여객기 인도가 뒤따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월 5일 보잉 737 맥스9 사고가 발생한 알래스카항공도 보잉 항공기 공급 지연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예상했던 올해 여객 수용인원 맞추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국 알래스카항공은 JP모건 콘퍼런스를 통해 “여객이 인도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2024년 운송 전망이 유동적이다”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비쳤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은 조종사 채용을 보류했다. 보잉 여객기 공급지연으로 조종사 수요가 줄어 2개월간 채용을 중단했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 항공 CEO는 보잉에 아직 FAA 인증을 받지 않은 737 맥스10 제작을 중단하고, 이미 운행 중인 맥스9 기종을 더 생산하도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외 해외 항공사도 피해를 보고 있다. 아일랜드 LCC인 라이언에어는 보잉 항공기를 당초 57대를 공급받기로 했으나, 40대만 공급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라이언에어는 올해 여객 수용 목표를 2억500만명에서 2억명 미만으로 낮췄다.

보잉은 지난 1월 5일 알래스카항공 소속 보잉 737 맥스9 기종 여객기에서 이륙 직후 비행기 동체 측면에서 도어플러그(비상구 덮개)가 뜯겨 나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연방 항공청(FAA)은 보잉과 보잉 737 맥스 동체 제작업체 스피릿 에어로시스템스를 상대로 생산 공정을 점검했으며, 점검 항목 102개 중 40개에서 ‘불합격’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잉은 사고로 인해 항공기 생산 차질 및 주문 취소 등이 발생하면서 주가도 하락 중이다. 보잉 주식은 올해 들어 29% 하락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서 가장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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