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홍해의 군사적 충돌 상황으로 아덴만 일대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도 군사작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국방부는 홍해 항로 보호를 위한 기여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파병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한민국 전체 물동량의 16%가 홍해를 통과하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모든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해당 지역 상황과 관련한 기여 방안에 대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현재 아덴만 일대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우리 군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 청해부대가 홍해를 오가는 우리 선박 보호 등을 이유로 관련 작전에 투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 해군 청해부대 대원들이 해적에게 선박이 피랍된 상황을 가정해 훈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청해부대는 유사시 연합해군사령부(CMF) 및 유럽연합(EU)의 해양안보작전에 참여할 수 있다고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에 명시돼 있다. CMF는 아라비아만, 홍해, 아덴만, 오만만, 인도양를 지나는 상선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다국적 해군 부대다. 후티 타격 작전을 주도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 등 총 39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마찬가지다.
CMF 예하에는 5개의 다국적 해군 연합 기동부대(CTF)가 있는데, 미국 측은 홍해 지역을 담당하는 CTF-153 참여국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청해부대는 주로 대해적작전부대인 CTF 151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작년 11월19일(현지시간) 우리나라를 비롯한 40여개국 국방당국자들이 참석한 화상회의에서 “후티 반군의 무모한 공격은 심각한 국제적 문제로서 국제사회의 단호한 대응을 필요로 한다”라며 각국 정부에 홍해 항로 보호를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후티 반군 타격 작전은 미국과 영국이 함께하고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가 지원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홍해의 군사 충돌 상황이 격화될 경우 우리 청해부대도 선박 보호 활동을 넘어 군사작전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해 입구에서 후티의 드론을 요격하는 등 방어 작전을 주로 수행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해부대 파견 연장 동의안에 이미 ‘유사시 CMF 해양안보작전 참여’가 명시돼 있는 만큼 별도의 국회 동의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군 안팎의 해석이다. 단, 전하규 대변인은 청해부대의 홍해 투입 시 국회 동의 필요 여부에 대해 “지금 (청해부대 투입과 관련해) 결정된 게 없어 답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 이민중 해양수산부 해사안전과장이 지난 12일 정부세종청사 해양수산부 종합상황실에서 미국과 영국이 예멘 반군 후티의 근거지에 폭격을 가한 것과 관련, 홍해 인근 해역을 지나는 우리 선박의 안전관리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한편, 홍해 지역 군사적 충돌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대한 보복 성격이 강하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작년 11월14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홍해 남쪽 바브알만다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을 향해서도 공격을 가했다.
이에 미국은 11일(현지 시간)에 이어 12, 13일에도 후티를 연속 공격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13일 “미 해군 구축함 ‘카니’가 예멘의 후티 레이더 시설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