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코 "도경수와 전 서로 반전된 ○○○가 있다"[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

갭모에, '차이' 뜻하는 영어 '갭'과 '싹틈'의 뜻 일어 '모에' 합쳐진 말
특정 캐릭터의 평소와 다른 이미지에서 싹트는 '반전 매력'
화자와 일방적 관계 맺는 대상에만 쓰여...아이돌, 가공의 등장인물 등
  • 등록 2023-02-13 오후 3:48:17

    수정 2023-02-13 오후 3:49:46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편집자 주]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이라는 것이 있다. 언어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성, 소멸, 변화의 과정을 겪는 것을 가리켜 바로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한다. 언어의 역사성에 기반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신조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매일같이 넘쳐나는 신조어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 같은 신조어들이 다양한 정보기술(IT) 매체를 통한 소통에 상대적으로 더욱 자유롭고 친숙한 10~20대들에 의해 주로 만들어지다 보니, 그들과 그 윗세대들 간 언어 단절 현상이 초래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젊은층들은 새로운 언어를 매우 빠른 속도로 만들어 그들만의 전유물로 삼으며 세대 간 의사소통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기성세대들도 상대적으로 더 어린 세대들의 언어를 접하고 익힘으로써 서로 간의 언어 장벽을 없애 결국엔 원활한 의사소통을 꾀하자는 취지에서 연재물 ‘이연호의 신조어 나들이’를 게재한다.

◎다음 < > 속 내용은 지난해 10월 가수 지코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웹예능 ‘5분만 : 기브 미 어 미닛(Give me a minute) 시즌 2’ 1회에서 지코가 가수 겸 배우 도경수와 실제 나눈 대화다. 지코의 마지막 대사 중 (__) 안에 들어갈 가장 적절한 말은 무엇일까?

<지코: 팬분들 사이에서 또 경수 씨가 예상 밖의 행동으로써 도른자(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하는 사람) 경수로...

경수: 뭘 어떤 거를 보고 그러신 거지?

지코: 예를 들면 막 마이크를 뺏을 때에도 “하지마앍!!” 막 이렇게 하고.

경수: 근데 그게 원래..전데?

지코: 평소에 이... 경수 씨가 되게 와일드해요 말 툭, 툭, 하고 앉아서 툭, 어, 야, 뭔데...

경수: 잘한다.

지코: 저는 조금 쫄탱이(쫄보와 비슷한 말)에 쫄보에...

경수: 그리고 의외로 애교도 많잖아요.

지코: 경수 씨랑 저랑은 좀... 그... 서로 반전된 (__)가 있는 것 같아요.

1)갭상러 2)갭모에 3)갬블러 4)마블러

정답은 2번 ‘갭모에’다.

웹예능 ‘5분만: Give me a minute 시즌 2’ 1회 속 장면. 사진=유튜브 화면 캡처.
‘갭모에’를 알기 쉬운 우리말로 해석하자면 ‘반전 매력’ 정도가 될 수 있다. 주로 특정 인물이나 캐릭터의 평소와 다른 의외의 모습에 호감을 느끼는 상황에 쓰인다.

어원을 보면 영어로 ‘격차’, ‘차이’를 뜻하는 ‘갭’(gap)과 일본어로 ‘싹트다’라는 뜻을 가진 ‘모에루(萌える)’의 명사 형태인 ‘모에’가 합쳐진 말이다. 어떤 인물의 평상시 이미지와 다른 이미지(갭)에서 매력이 싹튼다(모에)면 그것이 바로 그 인물의 갭모에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어떤 캐릭터의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기존의 고정관념과 갭이 발생하는 것으로 인해 마음속에서 애틋한 감정이 싹트면 갭모에가 된다. 다만 특정 인물이나 캐릭터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여 주더라도 그것을 보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갭모에가 될 수 없고 ‘캐릭터 붕괴’나 ‘설정 오류’일 뿐이다.

갭모에는 주로 화자와 일방적 관계를 맺는 대상에만 쓰인다. 일단 ‘모에(萌え)’를 일한사전에서 찾아보면 ‘어떤 인물이나 사물에 대해 깊이 마음에 품는 모양을 일컬음. 그 대상은 실재(實在)하는 것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등 공상적인 것에도 이름. 주로, 젊은 층에서 쓰는 말’이라고 나온다.

이 같은 사전 뜻풀이에서 유추할 수 있듯 모에는 아이돌, 가공의 등장인물, 무생물 등 화자와 정상적인 쌍방의 인간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것들만 대상으로 한다. 모에의 흥미로운 특성인 셈이다. 모에에서 파생된 말로는 ‘어떤 대상의 특징(속성)에 대해 모에라는 감정을 품는 것을 이름’의 뜻을 가진 ‘모에속성’이라는 단어도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시선집중 ♡.♡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