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30일 오후 철제 상판이 무너지면서 3명의 사상자를 낸 서울 방화대교 남단 인근 접속도로 공사현장은 사고 당시 근로자들이 받았을 충격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철골 무게 198t, 콘크리트 무게 122t 등 총 무게 320t인 육중한 철제 상판은 사고 당시 참혹함을 보여주듯 옆으로 기운 채 흉물스럽게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윗부분이 텅 비어 버린 교각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 밑에 마지막까지 깔렸던 공사 근로자 허동길(50)씨에게 가해진 충격이 어땠을지 가늠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구조차량 10여 대와 구조대원 50여 명이 동원돼 작업을 벌이고 현장 통제를 위해 출동한 경찰과 취재진이 대거 몰리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사상자가 모두 중국 국적으로 알려진 탓인지 현장에서는 중국 국영 CCTV 취재진의 모습도 보였다.
김씨는 머리를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씨는 결국 숨을 거뒀다.
허씨를 누르고 있던 상판이 워낙 무거운데다 교각 밑이어서 상판을 들어 올리는 크레인을 설치할 수 없는 탓에 구조대는 직접 착암기와 삽을 이용해 흙을 파내야 했으며 결국 4시간여 만에 허씨의 시신을 마지막으로 수습했다.
이에 앞서 황급히 사고 현장을 찾은 허씨의 가족들은 사고가 난 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이들과 함께 온 한 여성은 “더는 찍지 말아달라”며 취재진에게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허씨와 동명이인인 다른 근로자의 가족이 사고 현장을 찾았다가 자신의 가족이 아닌 것을 확인하고 안도하며 발걸음을 돌리는 일도 있었다.
소방당국이 허씨의 시신을 수습하고 철수하자 공사 관계자들은 넘어진 상판을 천으로 덮고 현장 입구를 걸어 잠가 더 이상의 외부 접근을 막았으며 안전보건공단 관계자들만이 현장에 남아 조사를 벌였다.
사고 현장 인근에 마련된 사무실에는 공사 관계자로 추정되는 이들 10여 명 정도가 모여 있었다. 이들은 그러나 “이곳은 근로자들이 쉬러 오는 곳이고 현장사무소는 다른 곳에 따로 있어서 잘 모른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