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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계는 임명된 지 두 달밖에 안 된 정 정책위의장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친한계에선 새 지도부가 출범했는데 자리를 지킨 사례가 거의 없었고 안정적인 당 운영을 위해서도 정책위의장 교체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책위의장 자리가 논란을 빚는 이유는 한 대표가 최고위원회 의결권을 주도할 수 있느냐를 결정하는 변수이기 때문이다. 최고위원회는 당대표와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지명직 최고위원 1명, 당연직인 원내대표·정책위의장 등 9명으로 구성된다. 한 대표 입장에선 친윤계인 정 정책위의장을 교체해 이 자리를 친한계로 채워야 자신을 포함해 과반(5명)의 우호 세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지도부 중 친한계는 장동혁·진종오 최고위원이 있고 지명직 최고위원을 친한계로 임명할 경우 한 대표 본인 포함해 4명이 된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방송에서 “(대표에) 당직 임면권이 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당직에 대해서 임면권 있는지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며 “임기 있는 당직에 대해서는 어떠한지에 대해서는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광재 전 한동훈 캠프 대변인은 “정책위의장에 대한 임면권은 당 대표가 갖고 있다”고 맞섰다.
단체장 중 대권 주자들이 한 대표를 견제하는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비서실장으로 인선된 박정하 의원은 이날 라디오방송을 통해 “광역단체장들이 모여 국가와 각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논의하는 것에 대해 제가 평가할 일은 아니다”며 선을 그으면서도 “이상한 느낌이 좀 든다”고 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친윤계에 대한 한 지도부 견제가 시작된 것이라며 향후 갈등이 격화할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 정책위의장을 둘러싼 갈등 등 최근 상황은 (친한계와 친윤계간) 파워게임의 서막에 불과하다”며 “국민의힘으로선 전당대회에서 밝힌 대로 민심과 당심을 변화의 동력으로 삼아 당 개혁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