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여파…지난 겨울, 강수량 역대 1위

2023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
평년 대비 따뜻, 습한 남풍 유입…처음 200㎜넘어
초겨울, 늦겨울에 강수 집중돼
  • 등록 2024-03-07 오후 4:11:29

    수정 2024-03-07 오후 4:11:29

[이데일리 이유림 기자] 지난 겨울철(2023년 12월~2024년 2월) 우리나라에 내린 강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강수량이 200㎜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국에 겨울비(사진=이영훈 기자)
기상청이 7일 발표한 ‘2023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철 전국 강수량은 236.7㎜로 역대 가장 높았고, 강수일수도 31.1일로 역대 가장 많았다.

지난 겨울철 강수량은 평년 강수량인 89㎜의 약 2.7배에 달했다. 역대 강수량 2, 3순위는 1988년이 195.9㎜, 1989년이 178.7㎜로 지난 겨울철 강수량은 2위인 1988년보다 무려 40.8㎜나 많았다.

기상청은 “지난 겨울 평년 대비 따뜻하고 습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자주 유입되고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날이 많았고 강수량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초겨울과 늦겨울에 집중적으로 강수가 쏟아졌다. 12월 10~15일에 중국 남부 지방에서 발생한 저기압과 우리나라 동쪽에 위치한 고기압 사이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강하게 유입돼 강수량 산출에 활용하는 62개 지점 중 30개 지점에서 12월 일강수량 극값을 기록하는 등 많은 비가 내렸다. 2월 18~21일에도 남동쪽의 따뜻한 고기압과 북서쪽의 찬 고기압 사이에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갈 때 많은 비가 내렸다.

2월 21~22일에는 중부지방에 많은 눈이 내렸다. 한반도 남쪽을 지나는 저기압에서 유입된 수증기와 북쪽에 위치한 고기압에서 유입된 찬 공기가 섞여 눈구름이 발달한 것이다. 특히 강원 영동 지역은 지형효과가 더해져 산지에는 이틀간 50㎝ 이상의 눈이 내리기도 했다.

지난 겨울은 많은 양의 강수와 함께 이상고온 현상도 나타났다. 전국 평균기온이 2.4도로 평년보다 1.9도 높은 역대 2위로, 초유의 ‘덜 추운’ 겨울이었다.

지난해 12월 8~10일은 전국 곳곳에서 12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보이고, 지난달 14일 서울 일평균기온은 12.9도로 2월 일평균기온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겨울철 전반적으로 평년에 비해 우리나라 동쪽에서 고기압성 흐름이 발달한 가운데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어 기온이 높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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