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리 "킬러문항, 수능 난이도와 별개…카르텔 바로잡아야"

정부세종청사서 출입기자 간담회
"교육 과정 바탕돼야…어린 아이들 갖고 장난치는 것"
"韓 입시 유치원 때부터…이런 불균형 바로잡을 것"
후쿠시마 일일브리핑에 "필요한 일, 당분간 계속"
  • 등록 2023-06-21 오후 5:37:59

    수정 2023-06-21 오후 5:37:59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을 배제키로 한 데 관해 “수능 난이도를 어떻게 하느냐와는 다른 문제”라고 두둔했다. 또 이를 사교육의 ‘카르텔’이라고 보고 “비정상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프리핑에서 “기본적으로 교육 과정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출제의 난이도를 조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반적으로 킬러 문항은 공교육 교과 과정 밖에서 복잡하게 출제되는 초고난도 문제를 일컫는다. 19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킬러 문항과 관련해 “수십만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부적절하고 불공정한 행태”라며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단순히 변별력을 확보하는 차원을 넘어,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모는 ‘주범’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날 한 총리는 자기자본비율(BIS)을 통해 은행의 재무 상태를 분석하는 지문이 제시됐던 2020학년도 수능 국어 40번 문제를 예로 들었다. 그는 “출제자는 이게 국어니까 읽으면 계산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그건 변명같다”며 “어린 아이들을 갖고 장난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상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전혀 다른 곳에서 날아온 문제를 푸느라 난리법석을 떨고 학원에 가고 이런 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한 총리는 “초등학교 5학년이 학원에서 배우는 영어 문제를 보고 나도 못풀겠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며 “우리나라는 입시 공부를 거의 유치원 때부터 하는 상황이 됐는데, 이런 불균형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킬러 문항을 배제해 사교육 업계의 이권 카르텔을 타파하고 ‘공정 수능’이라는 원칙론을 바 로세워야 한다는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총리는 “국가는 그런 카르텔이 존재하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한다”며 “(총리실 산하의 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필요한 감사는 교육부하고 협조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무역수지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결국 외화 사정을 나타내는 경상수지는 하반기 들어 나아졌다”면서 “올해도 150억~200억불에 달하는 흑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향후 경제성장률에 대해서는 “국제기관들이 당초보다 한국의 전망치를 낮추고는 있으나 반도체와 대중 수출 등에서 나오는 무역수지 적자 등에서 주로 영향을 받는 것 같고, 전체적인 수지 지표는 미국 등에 비해 괜찮은 모습”이라면서 “내년도에는 분명히 우리가 선방하고 있다고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2021년도에 편성한 2022년도 예산과 추가경정예산을 다 합쳤을 때 작년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는 -5.1%였는데, 올해는 -2.4% 정도로 줄고 있다”며“우리 경제 운용의 큰 원칙을 세우고 대외적 신뢰도를 높이는 데 있어 재정준칙도 확실히 법제화해야겠다는 생각” 이라고 밝혔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편 국무조정실이 지난 주부터 매일 진행 중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브리핑에 대해서는 “당분간 계속 할 것이고, 필요하다고 본다”이라고 밝혔다.

이어 “과학적 근거가 없는 괴담과 선동은 우리 국가에 불행한 것”이라며 “누군가는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현실은 어떤지 국민에 바로 제공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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