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고(故) 조양호 전
한진(002320)그룹 회장의 3주기 추모 행사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조양호 전 회장에 이어 3년째 그룹을 이끌고 있는 조원태 회장은 글로벌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조 회장은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과 유동성 확보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오후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하갈동 소재 선영에서 열린 고(故) 조양호 회장 3주기 추모 행사를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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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8일 경기도 용인시 하갈동에 있는 신갈 선영에서 조 전 회장 3주기 추모 행사를 진행했다. 행사는 예년과 같이 가족과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진그룹 차원 별도 행사는 없었다.
장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차녀 조현민 ㈜한진 사장, 부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다만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조 전 회장은 지난 2019년 4월 8일 미국 LA에서 7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조 전 회장은 ‘수송보국’의 일념으로 45년 동안 항공운송 외길을 걸어왔다. 조 전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성공적 개최를 이끌기도 했다.
한진그룹은 조 전 회장 별세 후 조 전 부사장을 필두로 한 3자 연합(사모투자펀드 KCGI·반도건설)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지만 결국 조 회장의 승리로 끝났다. 한진그룹은 지난달 KCGI가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일부 변경 안건 등을 주주제안하면서 벌인 2년 만의 표 대결에서 조 회장 측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KCGI가 주주 제안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이 모두 주주총회에서 부결됐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 체제를 굳건히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위기 속 경영 능력도 입증했다는 평가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003490)은 여객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자 화물사업을 확대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연간 1조417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올해 조 회장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성공적 마무리와 항공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 승인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심사는 총 14개 국가 중 8개 국가의 승인을 받았다. 현재 필수 신고 국가 중에선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일본의 심사가 남았고 임의 신고 국가 중에서는 영국과 호주의 승인이 남았다.
조 회장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대독한 주총 인사말에서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그룹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해 그룹 경영방침을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과 유동성 확보로 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기업 결합 심사를 진행 중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의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 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올해를 글로벌 메가 캐리어로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