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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원·달러 환율이 넉달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가 계속되며 원화는 강세 쪽으로 분위기를 탔다. 수출업체가 네고물량을 내놓고 역외에서 롱스탑(손절매도) 등도 이어지며 환율을 끌어내렸다.
시장에는 환율이 급락한 만큼 외환당국이 개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 등으로 경계감은 무너졌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160원, 1155원을 차례로 무너뜨렸다.
2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90원(0.85%) 내린 1153.60원에 거래를 마쳤다(원화 강세). 이는 종가 기준 지난해 11월27일 1153.00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간밤 미국에서는 4월 금리 인상설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별 다른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상승 출발했지만 이내 내림세로 돌아섰다. 반등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1159원대로, 1955원대로 차츰 낮춰갔다.
환율 수준이 넉달 전으로 내려가면서 수출업체 등에서는 네고물량을 내놓았다. 종전 달러화 매수(롱)로 포지션을 쌓아뒀던 쪽에서 롱스탑도 쏟아졌다.
한 외환딜러는 “개장할 당시 당국이 개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는데 당국 개입도 잘 보이지 않았고 원화 강세 쪽으로 가닥이 잡히자 롱스탑 물량이 많이 나왔다”며 “롱(달러화 매수)에 베팅하는 시장 참가자도 줄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호재는 국제 신용평가사에서 나왔다.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Aa2(안정적)’로 유지했다. 이어 최근 북한 관련 지정학적 문제가 커졌지만 실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우려보다 우리나라 정부재정부담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외환딜러는 “3~4일 새 급격하게 빠져서 방향을 잡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늘은 당국 개입 경계감이 잦아들긴 했지만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10~11월 때로 급락한 만큼 (당국의 개입을) 주의할 만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