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CNT 양산 성공한 상보..주가는 뒷걸음질

대기업 적용까지 시간 필요..안정적인 공급능력 입증 우선
  • 등록 2014-08-12 오후 3:29:29

    수정 2014-08-12 오후 6:05:22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상보(027580)가 개발을 시작한 지 6년 만에 탄소나노튜브(CNT) 터치센서 양산에 들어갔지만, 주가는 기대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상보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CNT 사업부문에서 가능성을 보여줬으나 투자자의 눈높이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1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상보는 지난달 30일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은 이후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주가는 1만2500원에서 9420원으로 24.6% 하락했다. 기관 투자가는 최근 10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54만주가 넘는 주식을 처분했다.

앞서 상보는 지난달 30일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 비츠모에 CNT 터치센서를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츠모는 주로 알뜰폰과 같은 중저가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업체다. 상보가 개발한 CNT 터치센서는 터치스크린 패널(TSP)에서 인듐주석산화물(ITO)필름을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ITO필름은 희귀 광물인 인듐을 활용하는데다 일본의 소수 업체가 생산하기 때문에 공급자 위주로 가격이 형성된다. ITO 필름을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다. 상보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양산에 성공했다. 덕분에 당일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상보는 2008년부터 CNT와 그래핀 소재를 기반으로 한 필름제품 개발에 매달렸다. 6년 동안 투자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CNT 소재가 우수한 물성에도 양산제품에 적용하는 데 수많은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회의론이 고개를 들었다. 상보는 포기하지 않고 지난해에도 CNT필름 양산설비에 약 100억원을 투자했다. 덕분에 양산화를 넘어 최종 제품에 CNT 터치센서를 적용하는 성과를 냈다.

ITO 필름을 대체하고 매출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실망하고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는 부품 단가 이전에 안정성을 우선 한다”라며 “최종 제품이 나왔을 때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과 양산 수율이 ITO 필름과 차이가 없다는 판단을 할 때까지 테스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산업은행도 일부 주식을 처분했다. 앞서 상보는 지난 2011년 한국산업은행 김포지점을 대상으로 70억원 규모의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했다.

상보 관계자는 “산업은행 물량이 나오면서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며 “신사업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고 펀더멘탈도 이상 없기 때문에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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