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내년 성장률 더 둔화…글로벌 은행 갑갑

무디스 "내년 G20 성장률 2.1%에 그칠 것" 분석
유동성 줄고 상환능력 떨어져 대출의 질 저하
韓 지난 5년간 가계부채 급증…금리상승 여파 걱정
  • 등록 2023-12-05 오후 5:46:40

    수정 2023-12-05 오후 5:46:40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긴축정책으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은행을 둘러싼 환경도 좋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특히 한국, 중국, 베트남 은행들은 부동산 시장 문제로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5일 보고서를 통해 내년 글로벌 은행들의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펠리페 카르발로 무디스 부사장은 “주요 중앙은행들은 금리인하를 시작하겠지만 여전히 긴축적이어서 내년 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낮아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둔화되고 있지만 지정학적 및 기후 위험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의 경제성장도 민간지출과 수출 부진, 지속적인 부동산 시장 조정으로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내년 주요 20개국(G20)의 경제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2.8%에 비해 낮아진다고 본 것이다. 작년 성장률 역시 2.8%였다.

이처럼 글로벌 긴축정책이 성장률 둔화로 이어지면, 유동성이 줄고 상환능력이 떨어지면서 대출의 질을 압박해 더 큰 자산 위험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과 유럽 상업용 부동산 노출에 따른 리스크도 늘어나고 있고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특정 부동산 시장은 스트레스에 직면해 있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은행들은 경제성장 둔화와 부동산 침체 장기화에 따른 2차 충격 위험에 맞닥뜨릴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무디스는 글로벌 은행들의 수익성 역시 자금조달 비용 증가, 대출 증가율 하락, 대손 충당금 적립 요구에 따라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자본은 대체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은행들은 최소한의 규제에 맞게 완충장치를 유지할 것이고 미국 대형 은행들은 규제 변화 때문에 자본을 확충할 것이란 분석이다. 아태지역에서는 유기적인 자본 창출과 신중한 배당으로 인해 자본 안정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몇몇 국가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아태지역 부동산 시장이 대체로 회복됐지만 중국 본토, 한국 베트남 부동산 시장은 악화해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 것. 또 부채탕감을 제공하기 위한 제도가 대출 수익률에 압력을 가하고 대출 질에 대한 투명성을 낮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호주와 한국은 높은 가계부채와 금리상승으로 인해 리스크가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5년 한국의 가계부채는 급증해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만큼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에 대한 리스크도 높아질 것이란 설명이다.

국가별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그래프=무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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