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멈춤의 날’ 갈등 격화…교사, 집회 재추진에 교육부 ‘경고’

서이초 교사 개별 추모 후 국회 앞 집회 재추진
"기존 운영진 철회에도 교육부 겁박 지속" 비판
교사 징계놓고 교육부·교육청 충돌 재현 가능성
서이초 유족 순직신청…"감당 못할 스트레스"
  • 등록 2023-08-31 오후 4:22:38

    수정 2023-08-31 오후 7:40:07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 앞에 놓인 근조화환.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극단 선택을 한 서이초 교사의 49재를 추모하기 위한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을 둘러싼 교사들과 교육당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교육부의 강경 대응에 집단행동을 철회했던 전국 교사들이 대규모 집회를 재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3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이초 교사 추모집회를 준비 중인 교사들은 9월4일 오후 4시30분부터 국회 앞에서 추모집회를 연다. 당초 계획됐던 국회 앞 집회는 학교 일과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다. 다만 학사 운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운영진은 방과 후인 오후 시간대로 집회 시간을 변경했다.

‘전국교사일동’은 집회를 재추진하는 이유로 교육부의 압박을 들었다. 이들은 “기존 운영팀이 집회를 철회했음에도 교육부는 겁박을 계속하고 있다”며 “교육부건 교육청이건 집회를 막으려는 시도를 해도 소용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추진하는 집회가 무산되더라도 개별적으로 집회를 여는 교사들이 나올 것이란 주장이다. 실제로 이날 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라는 초등학교 교사A씨는 “많은 선생님들이 교사·학교장을 분열시키는 교육부의 기만적 징계 언급에 분노하며 병가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연가·병가를 통한 ‘우회 파업’이나 집회에 참석하는 집단행동에 대해선 엄정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교육부는 지난 24일에 이어 27일 재차 보도자료를 내고 교사들의 연가·병가 사용을 ‘불법 집단행동’으로 못 박았다. 이어 집단행동에 동참하는 교사·교장을 대상으로 징계를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교사 징계권은 교육감이 갖고 있기 때문에 징계를 놓고 교육부·교육청 간 갈등이 법적 다툼으로 옮겨간 과거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 2016년 교육부는 14개 시도 교육감을 검찰에 고발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교조 교사들을 징계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교육부는 교사들의 시국선언이 교육 중립성을 규정한 교육기본법과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기에 징계해야 한다고 봤다. 앞선 2009년과 2011년에도 교육부는 시국선언에 참여한 전교조 교사에 대한 징계 지시를 거부한 교육감들을 검찰에 고발한 전례가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가공무원인 교원에 대한 징계는 ‘국가위임사무’로 교육부가 직무이행명령을 내릴 수 있다”며 “징계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교육감을 형법상 직무유기죄로 고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조희연 서울교육감과 서거석 전북교육감, 최교진 세종교육감 등은 입장문을 통해 ‘우회파업’을 사실상 지지·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날 서울 서이초 사망 교사의 유족은 고인의 순직 처리를 신청했다. 고인이 문제학생 지도와 학교 업무로 인한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 탓에 극단 선택에 이르렀기에 공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유족 대리인 법무법인 판심 문유진 변호사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가 극심해 정상적 인식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려 자해행위에 이르게 됐을 때 순직을 인정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강남서초교육지원청에 접수된 순직 신청은 교육 당국 의견서를 첨부해 공무원연금공단으로 넘겨진 뒤 인사혁신처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서 최종 판단할 예정이다. 순직이 인정되면 유족에게 기준소득월 평균액의 24배의 보상금이 지급된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태연, '깜찍' 좀비
  • ‘아파트’ 로제 귀국
  • "여자가 만만해?" 무슨 일
  • 여신의 등장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