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빨라진 일본뇌염 주의보…원인은 기온 '쑥'

제주 부산서 매개모기 포집
야외 활동 때 모기 주의해야
  • 등록 2023-03-23 오후 4:30:19

    수정 2023-03-23 오후 4:30:58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올해 첫 일본뇌염 주의보가 내려졌다. 지난해보다 22일이나 빨라졌다.

질병관리청은 제주와 부산지역에서 올해 처음으로 일본뇌염을 매개하는 ‘작은빨간집모기(Culex tritaeniorhynchus)’가 지난 21일과 22일 확인돼 23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작은빨간집모기(사진=질병관리청 제공)


질병청은 매년 일본뇌염 유행예측 사업(3~11월 수행)을 통해 일본뇌염 매개모기 최초 확인 시,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하고 있다. 매개모기가 채집되면 주의보가, 채집된 모기에서 바이러스 또는 관련 유전자가 발견되거나, 관련 환자가 발생하면 경보가 발령된다.

올해 주의보 발령은 지난해(2022년 4월 11일)에 비해 22일 정도 빨라졌다. 일본뇌염 매개모기가 채집된 제주와 부산의 최근(2월 중순~3월 중순) 평균기온이 10도로 지난해 비해 1.9도 높았고 최고기온 평균이 14.9도로 전년대비 2.5도 상승해 모기 활동이 빨라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

일본뇌염을 전파하는 ‘작은빨간집모기’는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는 암갈색의 소형모기로 논이나 동물축사, 웅덩이 등에 서식하며 주로 야간에 흡혈 활동을 한다. 일반적으로 6월에 제주와 부산, 경남 등 남부지역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전역에서 관찰되며, 7~9월에 매개모기 밀도가 높아지고 10월 말까지 관찰된다.

일본뇌염에 감염되면 대부분 발열 및 두통 등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지만, 감염된 250명 중 1명은 바이러스가 뇌로 퍼지면서 고열, 발작, 목 경직, 착란, 경련, 마비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이 중 20~30%는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뇌염의 경우 회복돼도 환자의 30~50%는 손상 부위에 따라 다양한 신경계 합병증을 겪을 수 있다. 최근 5년간(2018~2022년) 신고된 일본뇌염 환자 92명 중 54명(58.7%)에서 합병증이 발생했다. 이들은 인지장애(20.7%), 마비·운동장애(15.2%), 언어장애(12.0%), 발작(5.4%), 정신장애(4.3%) 등을 호소했다.

2018~2022년 일본뇌염 합병증 증상(중복응답)


보건당국은 국가예방접종 지원대상(2010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의 경우 표준 예방접종일정에 맞춰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야외 활동을 할 땐 △밝은색의 긴 바지와 긴 소매 착용 △노출된 피부나 옷, 신발 상단, 양말 등에 모기 기피제 사용 △모기를 유인할 수 있는 진한 향수나 화장품 사용 자제 △캠핑 등 야외 취침 시 텐트 안에 모기 기피제가 처리된 모기장을 사용 등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이나 주위환경 개선도 필요하다. 실내 방충망을 점검하고 집주변의 물웅덩이, 막힌 배수로 등은 모기가 서식하지 못하게 고인 물을 없애야 한다.

지영미 청장은 “일본뇌염은 매개모기에 물리면 치명적일 수 있는 질환으로 무엇보다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해 일본뇌염 매개모기의 활동이 시작된 만큼 앞으로 모기가 활동하는 기간에 지속적으로 모기물림예방수칙을 준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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