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kg도 거뜬···500만원 웨어러블 로봇 타이어 정비에 쓴다

생기원, 30일 웨어러블로봇 '스텝업' 공개
연구원 출신 장재호 박사 겸직창업 에프알티 개발
맞춤형 제작 기간 1년→3달, 비용 10억→2000만원
  • 등록 2021-06-30 오후 3:24:18

    수정 2021-06-30 오후 3:24:18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등산가방처럼 생긴 로봇을 타이어 정비 작업자가 등에 짊어지고 벨트를 채운다. 이후 20kg가 넘는 폐타이어들을 한군데로 쌓아 올리고, 자동차에서는 바퀴를 빼서 새로운 타이어로 교체하는 작업도 한다. 일반적인 자동차 정비 작업과 똑같지만, 이 로봇을 착용하면 작업자들이 힘을 덜 쓸 수 있고, 근골격계 질환도 예방할 수 있다.

김동원 한국타이어 티스테이션 대전점장은 “2년 반 동안 걷기 힘들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했는데 한달 반 동안 거의 매일 착용하고 일을 한 결과, 피로감을 덜 느끼고 통증도 많이 사라졌다”며 “평소 30% 정도의 힘만 써도 정비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력지원 로봇을 착용하고 타이어를 들어올리고 있는 근로자.(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로봇스타트업 에프알티가 근로자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작업에 필요한 근력을 현장작업 맞춤형으로 지원해주는 웨어러블로봇 ‘스텝업’을 30일 공개했다.

이 로봇의 무게는 4.5kg 정도로 근로자가 쉽게 착용하도록 외골격 구조로 되어 있다. 고출력 구동기가 탑재돼 허리, 다리 등 특정 부위에 힘이 가해질때마다 몸이 받는 하중을 나눠준다. 또 발쪽에 의도인식 센서가 착용자의 보행 의도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제어해 사람과 기계 간 움직임 차이도 줄여준다.

로봇을 착용한 근로자는 무거운 물체를 다룰 때 무리한 힘을 쓰지 않아도 되며 반복된 작업 시 느끼는 육체적 피로감도 덜 느낄 수 있다.

로봇은 생기원 출신의 장재호 에프알티 대표가 개발했다. 외골격 형태, 구동방식, 부품 등을 모듈화하는 방식으로 맞춤형 제작에 필요한 기간은 1년에서 3개월로 줄이고, 비용도 10억원에서 2000만원 수준으로 낮췄다.

로봇은 지난해 9월부터 제품개발을 끝내고 판매를 시작해 한국타이어, 산림청, 요양원 등에 로봇 15대가 납품되어 시범운영중이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정비소에서 타이어를 옮기거나 교체하는 작업에 주로 로봇을 쓰고 있다. 다음 달 부터 품질 검사, 전선을 감는 공정 등에 쓰고 미국, 헝가리, 중국 등 해외 공장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장재호 대표는 “1대당 가격은 500만원 수준이나 앞으로 대량생산을 통해 만대 이상 제작하면 대당 100만원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근력지원, 작업량 측정, 원격 모니터링을 위한 사물인터넷 시스템도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모듈형 작업맞춤 웨어러블로봇이 상용화돼 산업현장에 배치된 것은 세계 첫 사례”라며 “더 저렴한 맞춤형 로봇을 널리 보급해 건강하고 안전한 근로환경을 만드는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정비 근로자가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타이어 교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한국생산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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