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 사라진 정치권, 여야는 누구를 위해 싸우나

내각 총사퇴·특검까지 꺼내든 민주당
단식 15일째 돼서야 단식 요청한 국민의힘
여야 '강 대 강' 대치에 국회 상임위 '올스톱'
  • 등록 2023-09-18 오후 4:41:51

    수정 2023-09-18 오후 10:17:53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단식 19일차에 접어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18일, 민주당은 국무총리를 비롯한 내각 총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민주당은 배수의 진을 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 이 대표는 단식에 돌입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국정쇄신 등을 요구했지만 여권이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이었다. 이 대표의 단식 초반 민주당 내부적으로도 회의론이 나올 만큼 출구는 명확하지 않았다.

대통령실은 이 대표 단식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며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야당과 협치해야 할 여당마저도 ‘강 대 강’으로 붙으면서 사태는 극단으로 치달았다. 국민의힘은 “민주주의 파괴를 막겠다”는 이 대표의 단식이 명분 없는 것은 물론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앞두고 자당 결집을 노렸다고 판단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 대표가 단식 8일째이던 지난 7일 “지금 단식하고 계신가요”라고 되물을 정도로 국민의힘은 철저하게 이 대표 단식을 외면했다. 김 대표가 이 대표에게 단식 중단을 요청한 것은 단식 15일째를 맞은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였다. 이 대표가 단식하는 19일 동안 농성장을 찾은 정부·여당 관계자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1명이 전부였다. 그나마도 국회 본회의에서의 민주당 태도를 문제 삼으러 찾아온 항의 방문이었다.

여야가 정쟁에 몰두하는 새 민생 처리가 시급한 국회는 멈췄다. 이날 국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와 소위원회는 총 10건 예정됐지만 여야 합의로 열린 상임위는 보건복지위원회, 하나뿐이었다. 민주당 요청으로 잇따라 상임위가 취소되거나 여당 단독으로 열리면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불발됐고 ‘교권 회복 4법’ 체계·자구 심사도 무산됐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위해 일하려 4년 동안만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빌렸을 뿐이다. 지금 민주주의는 누가 파괴하고 있는지, 또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여야 모두 돌아봐야 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단식투쟁 중 건강악화로 18일 오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 이즈나, 혼신의 무대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