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중국 정부가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을 막겠다며 칼을 빼들었다. 스마트폰을 하루 두 시간 이상 사용하는 걸 막겠다는 구상이다. 초강경 규제에 웨이보 등 온라인 플랫폼 업체는 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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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국가인터넷판공실(CAC)은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미성년 모드’를 도입하는 내용의 ‘모바일 인터넷 미성년 모드 구축 지침’ 초안을 2일 공개했다. CAC는 이 지침에서 모바일 기기와 애플리케이션(앱) 제작사와 앱마켓 운영사 등이 미성년자가 인터넷에 중독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CAC는 이를 위해 18세 미만 미성년자가 사용하는 모바일 기기와 그 앱 등에 미성년 모드를 도입하기로 했다. 미성년 모드가 작동되면 밤 10시부터 다음 날 6시까지는 교육용이나 비상 앱을 제외하곤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수 없다. 그 이외 시간대에도 스마트폰 이용 시간이 2시간 이하로 제한된다. CAC는 온라인 라이브 방송이나 SNS 회사 등도 미성년자 사용자의 이용 시간이나 권한을 제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블룸버그통신은 CAC의 이 같은 규정이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인터넷 규제라고 표현했다. 중국 인터넷 산업 전문가인 장수는 “인터넷 중독 방지 작업이 심화하고 있다며 과거에 거칠었다면 이젠 정교해지고 있다”고 중국 경제지 차이롄에 말했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 규제가 웨이보나 텐센트,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 등 중국 플랫폼 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홍콩 증시에서 웨이보와 텐센트 주가는 각각 4.3%, 3.0%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몇 년 전부터 미성년자의 게임·인터넷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게임 분야에선 밤 10시부터 다음 날 6시까지 미성년자가 접속할 수 없도록 ‘셧다운제’가 운용되고 있다. 나머지 시간에도 게임 시간을 일주일에 세 시간으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