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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 추기경은 이날 강론에서 9년 5개월 동안 서울대교구장을 지내면서 느꼈던 ‘감사’와 ‘용서’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사제로 51년을, 주교로 20년을 살아왔고, 9년 반은 교구장이라는, 부족한 제게는 너무 버거운 십자가를 지게 됐다”며 “하느님께서 많은 은총을 주시고, 좋은 협조자들을 보내 주셔서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됐다”고 감사를 표했다.
염 추기경은 “교황님이 당부하신 양 냄새나는 착한 목자로서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치려고 했지만 능력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교구장직을 떠나도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여러분을 위하여 기도하며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부연했다.
미사 후 열린 환송식에서는 교구민 대표들이 감사패와 영적예물을 염수정 추기경에게 직접 전달했다.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는 송사를 통해 “추기경님께서 모범적인 헌신으로 완수하신 이 길을 감사의 마음으로 기억하는 동시에 앞으로 주님께서 추기경님을 이끌어주실 그 시간들을 바라보며, 전임 대교구장이신 추기경님께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진 답사에서 “안드레아 사도 축일에 이임미사를 봉헌하고 새 교구장님이 오시게 된 것이 성령의 섭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염 추기경은 어효선 동요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우리 모두, 각자가 하느님의 모상을 따라 창조되고 사랑받는 아름다운 존재”라고 격려했다.
이임 감사미사 후 염 추기경은 명동 주교관을 떠나 사제의 꿈을 키웠던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 내 주교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제14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의 착좌미사는 내달 8일 오후 2시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