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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CNBC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 26일 골드만삭스가 아케고스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과 관련한 주식 대부분을 팔아치워 손실을 면했다고 보도했다. 모건스탠리 역시 바이두와 텐센트 뮤직 엔터테인먼트 등 중국 기업뿐 아니라 비아컴CBS와 디스커버리 등 미국 미디어기업 주식 약 150억달러어치를 팔면서 큰 손실을 피했다고 전했다.
반면 CS와 노무라는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주식 매각 대금이 아케고스에 빌려준 돈에 미치지 못하면서다. CS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손실은 이번달 말 마감하는 올해 1분기 실적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노무라도 전날 “미국 고객사와 거래 과정에서 일어난 사태로 20억달러 손실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IB 주가에도 반영됐다. 노무라는 29일 14% 급락하며 장을 마쳤고 CS도 11.5% 하락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2.6%, 골드만삭스는 0.5% 하락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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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원금 손실의 위험이 커진 IB들이 아케고스에 증거금을 추가로 내라며 마진콜을 요구했지만 유동성 압박에 직면한 아케고스가 그 돈을 마련하지 못했다. 결국 IB들이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주식을 최근 주가보다 할인하는 블록딜을 통해 대형 투자자들에게 강제로 팔아넘겼다.
한편 빌 황은 2012년 내부자거래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합의금 6000만달러를 내고 풀려난 이후 월가에서는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하지만 골드만삭스 등 굴지의 IB들마저 연간 거액의 수수료를 안겨주는 빌 황을 블랙리스트에서 빼 대규모 차입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골드만삭스뿐 아니라 모건스탠리도 빌 황이 레버리지 베팅을 할 수 있도록 수십억달러의 자금을 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