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3일 미국 대선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사진 왼쪽) 대통령이 새로운 대(對) 바이든 공격법을 선보였다. 미국 내 코로나19 최고권위자이면서도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척을 진 앤서니 파우치(오른쪽)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활용, 싸잡아 비판하는 게 이번 공격 전략의 핵심이다.
전날(19일) 캠프 참모들과 전화회의에서 파우치 소장을 ‘재앙’이라고 표현하며 맹비난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州) 피닉스에서 열린 집회에선 마치 조롱하듯 바이든이 파우치 소장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며 “바이든은 락다운(봉쇄)를 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내가 과학자들의 말을 전적으로 따랐다면, 지금 엄청난 우울증에 빠져든 나라가 생겼을 것”이라고도 했다.
파우치 소장은 당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데 대해 “놀라지 않았다”며 “그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과 떨어져 생활하지 않았고, 이는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비판했다. 또 자신의 과거 인터뷰 일부를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홍보 영상에 삽입한 것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파우치 소장을 활용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공격 전략은 자충수가 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이미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미 유권자들은 파우치 소장을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바이든 후보보다 더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바이든 후보의 반응이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은 파우치의 말을 듣고 싶어한다’는 새 공격에 대해 ‘맞다’(yes)라는 단 한 글자만 적으며 응수했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개인적 보복이든, 전략적 움직임이든, 트럼프의 공세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