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 '3大 악재'…"주택·건설업 내년이 고비"

'청약 규제·금리 인상·집단대출 규제'
건설, 해외 이어 국내시장까지 위기
내년 10~30%까지 분양 급감
  • 등록 2016-11-24 오후 3:10:52

    수정 2016-11-24 오후 3:43:21

[이데일리 정수영 이승현 기자] “내년이 걱정입니다. 내년 사업 계획을 짜야 하는 데 악재가 너무 많아요. 마땅히 할만한 사업이 없어요. 비상 상황이예요.”(대형 건설사 주택사업 마케팅 담당 임원)

내년 주택·건설시장이 불안하다. 부동산시장을 옥죄는 3대 악재(청약 자격 강화·대출금리 상승·집단대출 규제)로 주택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이미 해외시장은 수주 가뭄에 저가 수주로 손실이 큰 상황에서 국내 시장까지 한파가 몰아칠 경우 손 쓸 방법이 없다. 증권가에서는 건설업이 장기 저성장 국면에 돌입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4일 금융위원회는 분양아파트의 집단대출 성격이 큰 잔금대출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내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기존 주택 주택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내년 1월 분양공고분부터는 분양권 잔금대출에 대해서도 거치기간 없이 원리금 분할상환해야 한다. 특히 모든 채무를 한꺼번에 들여다보는 총체적 상환능력평가(DSR)을 가계 대출에 도입한다.

결국 주택 거래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는 얘기로 투자수요가 급격히 줄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들도 여기에 맞춰 내년 분양 물량을 줄이는 등 보수적으로 접근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조현욱 주택사업 마케팅 담당 부장은 “올해는 입지만 좋으면 대부분 1개월 안에 계약이 끝날 정도로 좋았지만 내년에는 입지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커야 할 것”이라며 “미분양 촉진책 마련 등 철저한 준비로 분양 전략을 짤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내년 분양 목표치를 올해(약 2만 가구)보다 10~20% 줄여 잡을 예정이다.

GS건설도 올해 2만 8000만 가구에서 내년에는 10% 이상 분양 물량을 줄일 계획이다. 조재호 GS건설 주택사업담당 상무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대출금리 상승으로 내년 분양시장은 사업장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서울·수도권 및 입지가 좋은 곳 위주로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도 올해보다 20% 이상 공급 물량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11·3 부동산 대책으로 공공택지 공급이 중단된 데다 아파트 집단대출도 까다로워지면서 분양사업 자체가 타격을 받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내년 분양 물량 목표를 올해(2만 8000가구)보다 6000가구 줄인 2만 2000가구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도 마찬가지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따라 부동산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내년을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며 “아직 내년 사업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리서치 보고서에서 “올해 신규 분양 아파트는 45만 4000가구로 지난해 나온 물량(48만 7000가구)에 비해 6.6% 줄었다”며 “내년에는 약 38만 가구로 올해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서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내년 분양 물량은 38만 가구로 추정했다.

주택시장 침체는 건설산업 전반에 위축을 불러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작년과 올해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초라한 데다 내년 상반기엔 내수시장도 주택사업으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건설업은 장기 저성장 또는 역성장 국면으로 뾰족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형국”이라고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국내 주택산업이 과도기인 만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신영 채정석 상무는 “내년과 내후년 건설업계는 거의 빙하기 정도로 사업 먹거리가 줄어들 것”이라면서도 “다만 이미 예견된 상황인 데다 분양 위주인 국내 주택시장은 과도기인 만큼 임대사업 활성화 등 사업 형태 다각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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