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구 안트로젠 대표(사진)는 26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계획대로라면 지난달 초 부지를 매입해야 했지만 상장을 연기하면서 미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트로젠은 지난달 15일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상장을 추진했지만 기관 수요예측 결과가 예상에 못미쳐 상장을 연기했다. 지난해 연말 기업공개(IPO)가 쏟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지 못한 탓에 수요예측 결과가 부진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당시에는 IPO기업들이 너무 많아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다”며 “사업성과 기술력을 고려하면 투자자들이 충분히 투자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트로젠은 재상장을 추진하면서 공모 주식수를 줄이고 공모 예상가도 낮췄다. 공모수량은 60만주, 공모 예상가는 1만7000~2만2000원이다. 이번 IPO를 통해 최소 102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
안트로젠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이다. 특히 줄기세포를 대량으로 생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효과적인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채취한 줄기세포를 최소 1억개 수준까지 증식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기술적 장벽이 높은 편이다. 안트로젠은 이 기술을 이용해 크론병 누공을 치료하는 큐피스템을 개발했고 꾸준한 매출이 발생하며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또 안트로젠은 3차원 배양 조직공학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을 이용해 시트에 살아 있는 줄기세포를 함유시켜 피부에 부착할 수 있는 제형(가칭 레디메이드)을 만들었다. 이를 통해 2차원 방식의 배양에서 문제가 됐던 줄기세포 기능 저하, 낮은 생착률과 생존율을 극복했다. 장기 보존이 가능해 해외 수출이 가능하고 다양한 상처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다.
가장 먼저 성과가 나올 수 있는 곳은 일본이다. 안트로젠은 현재 일본 이신(Ishin)사에 수포성 표피 박리증 치료제를 기술 수출해 로열티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에선 임상을 위한 관련 정부기관과의 협의가 진행 중이다. 그는 “일본 임상은 올해부터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관련 매출은 아주 보수적으로 잡았을 때 16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트로젠은 공모자금의 대부분을 일본과 미국 시장 진출이 성사되면 생산될 제품들을 위한 캐파 확보를 위해 쓸 예정이다. 강화된 의약품 제조 및 기준(CGMP)에 맞춰 올해 신규 공장을 신축에 들어갈 계획이며 IP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이 예상에 못미치면 자체 보유자금이나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조달한다는 설명이다.
오는 27일과 28일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며 내달 1일과 2일에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내달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
용어설명
△줄기세포…자신과 동일한 세포를 복제하고 생산하는 세포로 뼈 신경 근육 연골 등으로 분화할 수 있다.
△크론병…구강에서 항문까지 위장관 전체를 침범할 수 있는 만성 난치성 염증성 장 질환
△큐피스템…안트로젠이 개발한 줄기세포 치료제다. 국내 줄기세포 치료제 중 최초이자 유일하게 보험급여가 지정됐으며, 세계 최초로 지방줄기세포 치료제로 판매 승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