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금융당국 정면 비판…"가계부채 무능 감추려 은행 비난"

은행 대출 기조에 당국 입김 반영되는 구조 지적
비이자수익 확대가 소비자 피해 키우 전례 들어
내달 25일 총파업 예고…주 4.5일제 도입 주장
  • 등록 2024-08-29 오후 3:09:01

    수정 2024-08-29 오후 3:09:01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가계대출과 관련 금융당국을 정면 비판했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증가의 책임을 은행에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금융노조)
김형선 금융노조 위원장은 29일 서울 중구 금융노조 투쟁상황실에서 진행된 ‘총파업 투쟁계획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정부는) 집값이 떨어지면 부동산 부양해야 된다고 대출 관련 제도를 풀어주다가 또 가계대출이 급증하면 은행들을 비난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은행의 가계대출 금리 인상은 정부가 원한 게 아니다”라며 은행권의 잘못된 대응 방식을 비판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은행의 대출 기조에 당국의 입김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 비난의 화살을 은행과 노동자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특히 금리 인상 외에 마땅한 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대출 옥죄기 신호를 준 당국이 이제와서 은행만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출관련해서 정권 2년 동안 신호가 계속 바뀌었다”며 “언제까지 금융권에 대해 비판을 돌리는 것으로 본인들의 무능이 감춰지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손쉬운 예대마진에만 안주했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현실을 모르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비이자수익 확대를 위해 고위험 상품을 취급했다가 오히려 소비자 피해가 커졌던 과거를 들었다.

아울러 금융노조는 다음 달 25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금융노조는 지난 28일 진행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서 총 재적인원 8만9335명 가운데 6만2685명이 참여해 총파업을 가결(찬성률 95.06%)했다.

금융노조는 올해 산별중앙교섭에서 △주 36시간, 4.5일제 실시 등 노동시간 단축 △비정상적 근무시간 정상화 △금융의 사회적 책임·역할 강화 등을 요구했다. 사용자 측이 4.5일제 도입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인다면 임금 인상분도 일부 양보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사용자 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근무시간 단축과 4.5일제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결렬됐다.

김 위원장은 “금융노조는 20년 전 주 5일제를 최초 도입한 산별 노조로서, 주 4일제의 포문도 금융노조가 열겠다”며 “노동시간 단축 논의가 경제적, 사회적 차원에서 깊이 있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나아가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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