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단일화 합의와 관련해 친문(친문재인 대통령) 단체로 분류되는 ‘깨어있는 시민연대(깨시연)’ 측의 반응이 눈길을 끈다.
깨시연은 3일 오전 트위터에 “전화왔다, 3월 1일 서초에서 문파(文派)와 윤 후보의 역사적인 만남이 안철수를 무릎 꿇게 만들었단다!”라며 “결국 모든 걸 여러분 문파들이 다 해내고 있는 거다! 위대한 문파”라고 주장했다. 깨시연 측은 전화 온 상대를 밝히지 않았지만, 글의 내용으로 봤을 때 윤 후보 측으로 보인다.
| 사진=‘더레프트’ 트위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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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는 지난 1일 서초동 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깨시연의 ‘보수와 진보 진영통합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에 참석했다. 깨시연은 조국 법무부 전 장관 수사 문제로 윤 후보가 문재인 정권과 대립할 당시 서초동에서 ‘조국 수호’ 집회 등에 참여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을 ‘이니’, 이낙연 전 국무총리를 ‘여니’ 등의 애칭으로 불렀던 것처럼 윤 후보를 ‘여리’라고 지칭하며 지지의 뜻을 나타냈다.
이에 윤 후보는 “여러분과 제가 중간에 서로 오해도 있었지만, 결국 우리가 부정부패 없고 깨끗한 다른 나라를 만들자고 하는데 대해 서로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이자 정치 관련 포스터 제작으로 유명한 트위터리안 더레프트(@1theleft)는 이날 단일화 발표 이후 윤 후보와 안 후보의 이름을 딴 ‘여리수’ 이미지를 올리며 반기는 모습을 보였다.
| 사진=네이버 지식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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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친문 성향의 커뮤니티에선 “오늘 점심 간짜장?”이라며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 자체를 즐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간짜장은 간만 보는 안철수라는 뜻의 ‘간철수’와 조 전 장관 자택 압수수색 때 검찰 수사관들이 중국 음식을 배달해 먹었다는 루머에서 비롯한 ‘윤짜장’의 합성어다. 안 후보와 갈등을 빚어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월 단일화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며 ‘간일화’라고 비꼬기도 했다.
일각에서 두 후보의 단일화를 두고 “간짜장이 완성됐다”고 비하했는데, 정치 성향을 초월한 친문 지지자들은 이마저도 웃어넘기는 듯했다.
| 사진=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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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윤 후보와 안 후보의 단일화와 관련해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예방한 뒤 기자들과 만나 두 후보의 야권 단일화에 대해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국민이 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자청해 야권 단일화에 대해 준비해온 입장을 취재진에게 밝혔으며, 기자들의 추가 질문엔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후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도 “역사와 국민을 믿는다”고 남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