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유호빈 기자= 언택트 시대에 '차박(차에서 잠을 자고 여행하기)'이 대세로 떠올랐다. 차박을 위해 차량을 교체하려는 소비자도 생겨난다. 하지만 차박 이유 하나 때문에 고가의 신형 SUV로 교체하기엔 쉽지 않은 노릇이다. 이런 연유로 10년 내외의 중고 SUV/MPV가 인기다. 차박용 짐을 넣어두는 세컨카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다.
자동차 커뮤니티 카가이(carguy.kr)는 지난 18일부터 5일간 ‘차박에 적합한 중고차’ 주제로 온라인 설문을 실시했다. 카가이 유튜브 구독자(약 7만 5천명)이 대상이다. 자동차를 좋아하고 구매력 있는 만 25~54세가 전체의 83%를 차지한다. 이 중 남성의 비율은 96%다. 설문에는 2200여 명이 참여했다.
선택지는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 1천만원 내외 가격을 형성하는 차량이다. 대상은 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 기아자동차 2세대 카니발, 쌍용자동차 1세대 렉스턴, 쉐보레 MPV 올란도, 르노삼성자동차 QM5다. 응답은 복수 선택이 불가능하다.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차량은 쉐보레 올란도다. 전체 참여자 중 35% 비율을 차지한다. 이미 올란도는 차박 마니아에게 칭송을 받는 차량이다. 올란도는 2011년 나온 7인승 MPV다. GM대우에서 쉐보레로 이름이 바뀌고 처음 출시된 차량이기도 하다. 군산공장이 폐쇄되면서 2018년 단종됐다.
한 구독자는 “차박은 평탄화가 가장 중요하다’며 ‘올란도 평탄화는 정말 끝내준다’고 글을 올렸다. 또 다른 구독자는 “(올란도에) 움직이는 숙박업소라는 말이 붙은게 다 이유가 있다”며 올란도를 극찬했다.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차량은 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다. 22%의 지지를 받았다. 베라크루즈는 2006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국산차 최초의 6기통 디젤 모노코크 SUV다.
베라크루즈를 선택한 구독자는 “역시 6기통 디젤의 느낌은 다르다. 크기도 그렇고 정비 용이성도 그렇고 가장 좋은 차박 선택지”라는 의견을 냈다.
3위는 동률이다. 18%의 비중으로 쌍용자동차 렉스턴과 기아자동차 2세대 카니발이 차지했다.
쌍용 렉스턴은 2001년 출시해 무려 16년 동안 두 번의 부분변경을 거치면서 판매된 스테디셀러 차량이다. “쌍용 전성기 시절인 이 때는 믿고 탈 수 있다. 매물을 찾는게 어려운 것이 흠”이라는 의견을 낸 구독자가 눈길을 끈다. “이 당시 쌍용차의 기계식 엔진은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다는 것이 쉽지 않아 서울에서 주행이 쉽지 않다”며 반대 의견도 나왔다.
2세대 카니발은 2005년 나왔다. 11인승 모델이 출시되면서 1세대에 비해 크기를 대폭 키웠다. 크기나 실내공간은 차박하기 최고지만 평탄화를 위한 시트 폴딩이 문제다. 폴딩을 지원하지 않아 차박을 위해 카니발을 구매한 오너들은 시트를 떼어내고 구조변경을 하는 번거로움을 거쳐야 한다. 카니발을 선택한 구독자들 역시 “커서 좋지만 평탄화 때문에 별로”라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르노삼성 QM5는 6%의 지지를 받았다. 르노삼성의 첫 SUV로 잔고장이 없는 내구성 좋은 차로 평이 좋은 편이다. “QM5가 조금 좁지만 파노라마 썬루프, 클램쉘 테일게이트로 차박 감성을 느끼기 최고”라는 의견도 나왔다. “브랜드 때문인지 상대적으로 중고차 값이 저렴하다”는 댓글도 있었다. 2열 시트 방석을 앞으로 젖혀 분리하면 평탄화가 한결 수월해진다.
최근 차박을 위해 차를 교체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덜컥 신차로 구매하는 것보다는 비교적 저렴한 중고차를 구매해 본인에게 차박이 맞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현명한 선택지다. 아울러 내년에는 대형 SUV가 대거 나온다. 더구나 테슬라 전기 SUV 모델Y 까지 가세한다. 신형 차박 후보가 많은 만큼 중고차로 먼저 차박을 즐기는 것도 좋은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