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극적 타협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천만다행"

지난 5일간 개성공단 사실상 가동 불능
"협상을 계기로 남북한 대화 국면이 개성공단에 긍정적 영향 미칠 것"
  • 등록 2015-08-25 오후 4:27:32

    수정 2015-08-26 오전 9:52:50

[이데일리 채상우 기자] 북한의 포격 도발로 발생한 남북한의 대치상황이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에 불어닥친 먹구름이 빠르게 걷히고 있다.

정기섭(58)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장은 25일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개성공단 기업은 이번 타결을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 회장은 “개성공단 기업 내부적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원만한 협상을 이뤄내는 것이었다”며 “우리가 볼 때는 만족할 수준의 협상이 이뤄진 것 같아 더 마음이 놓인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북한이 포격 도발을 한 이후 개성공단은 그야말로 얼음장과 같은 긴장감이 흘렀다. 북측 근로자 대부분은 전시상황을 대비해 일터에 나오지 않았으며 잔업이나 특근도 모두 거부했다. 이희건 개성공단기업사업협동조합 이사장(60)은 “당장 전쟁이 난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대부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인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가동이 거의 중지되는 바람에 협력업체와의 수주 문제도 불거졌다. 이 회장은 “외국 협력사의 경우 한반도 대치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당시 많은 협력사가 장기적인 관계에 대해 재검토를 하는 등 상당한 타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협상 타결에 따라 개성공단의 상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개성공단에 적용됐던 출·입경 제한 조치는 조만간 해제될 예정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날 개성공단에 들어갈 인원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인 845명”이라며 “남북한 협상 타결에 따라 개성공단 출·입경 제한 조치가 이른 시일 내 해제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번 남북한 협상 타결이 장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운영 환경을 제고시키는 기회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외부 협력사 특히 외국 업체의 수주 문제로 인해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경영악화가 우려된다”며 “다만 단절됐던 남북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는 기회로 장기적으로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 운영 환경이 더욱 좋아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이사장은 “무엇보다 정부가 위기 속에서 일궈낸 남북한의 화해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개성공단 입주 기업뿐 아니라 국민과 나라의 안녕을 위한 큰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개성 봉동리 일대에 조성돼 있는 개성공단에는 124개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 중 대다수가 섬유기업(72개)으로 주로 OEM 방식으로 생산한다. 지난해 이들 회사들이 거둔 매출액은 4억6996만달러(한화 약 5608억원)에 달했다. 근로자는 북한 근로자가 약 5만400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남측 근로자는 800여명이 상주해 있다.

정기섭 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회장. 사진=개성공단입주기업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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