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현정 인턴기자] 칠레에서 50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나무가 발견돼 세계 최고령 나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기대된다.
| 5484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칠레의 ‘알레르세 밀레나리오’종. (사진=사이언스지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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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칠레의 기후·환경 과학자 조나단 바리치비치 박사가 이끈 연구진이 칠레 남부 알레르세 코스테로 국립공원에서 수령이 최고 5484년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나무를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현재 세계 최고령 나무 기록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수령 4853년의 브리스틀 소나무가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번에 칠레에서 발견된 나무의 수령이 5484년으로 확정된다면 종전 기록을 600년 이상 뛰어넘게 된다.
해당 나무는 칠레와 아르헨티나를 원산지로 하는 침엽수의 일종인 ‘알레르세 밀레나리오’종이다. 수명이 길어 현지에서는 ‘증조할아버지’, ‘천 년의 알레르세’와 같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린 것으로 알려졌으며 최대 45m 높이까지 자란다.
나무의 나이를 측정할 때는 일반적으로 ‘생장추’라는 도구를 사용해 몸통에 구멍을 뚫어 표본을 채취한 뒤 나이테를 분석한다. 하지만 이 알레르세 나무는 몸통 지름이 4m에 달해 어떤 생장추로도 중심에 도달하기가 불가능했다.
이에 연구진은 나무의 크기, 환경 변화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하는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나이를 측정했다. 바리치비치 박사는 “이 방법에 따르면 나무가 5000살 이상일 확률은 80%에 이르며 그 이하일 확률은 20%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5000년 이상 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알레르세 나무가 유명세를 얻으면서 관광객들이 나무의 뿌리 위에 올라서거나 껍질을 벗겨 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리치비치 박사는 “5000년 동안 생명을 잇는 게 어떤 의미인지 사람들이 잠시라도 숙고해 보기를 바란다”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