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뻣뻣한 목통증, 목디스크 아닌 후종인대골화증?

변재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 등록 2021-12-14 오후 4:19:33

    수정 2021-12-14 오후 4:19:33

[변재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자영업을 하는 최 씨(53세)는 배달 주문과 리뷰 댓글 확인 등으로 하루 종일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는 게 일상이었다. 그러다 보니 늘 목에 뻐근한 통증이 있었지만 당연한 피로감 정도로 느끼면 살아왔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목을 숙이거나 젖힐 때 찌릿한 손저림 증상이 느껴졌다. 목 디스크가 생긴 거라 여긴 최 씨는 진단 결과 ‘후종인대골화증’이라는 다소 생소한 질환명에 어리둥절했다.

스마트폰의 사용이 늘어나면서 목디스크 등의 목 관련 질환이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1’에 따르면 전체 여가 시간 가운데 스마
변재철 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 원장
트기기를 활용한 비중이 2019년과 비교해 평일은 36.5%에서 54.1%로 증가했고, 휴일은 29.6%에서 41.1%로 늘었다고 한다. 더불어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목디스크 환자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에는 목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1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최 씨와 같이 목 통증과 함께 손 저림 증상이 나타나면 스스로 목디스크일 거라 짐작하고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하는 50대 이상의 경우 목 디스크 외에 후종인대골화증도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후종인대골화증은 목뼈를 지지하는 뒷부분의 인대인 후종인대가 어떤 원인에 의해 뼈처럼 딱딱해지면서 척수를 누르는 질환이다. 아직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주로 50~60대에서 발견되면 한국, 일본 등 동양인에서 발병율이 높고, 40대 이후 남성이 여성에 비해 4배 정도 발병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후종인대골화증의 증상은 목디스크와 비슷해 헷갈리기 쉽고, 진행속도가 느린 편이라 상당기간 진행된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초기에는 무증상이거나 디스크 증상과 비슷하지만 골화(딱딱하게 변하는)된 부위가 커져 척추의 신경을 누르게 되면 손발을 떨거나 보행장애가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 사지마비에 이를 수도 있다. 평소 뒷목이 뻣뻣하고 목을 숙이거나 젖힐 때 통증이 등쪽으로 내려가며 젓가락질이나 물건을 집기 힘들어지는 등 미세 손동작에 장애가 생겼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받아야 한다. 특히 50대 이상, 평소 스마트폰 사용이 많은 사람에게 이런 증상이 발생했다면 빨리 척추 전문의를 찾는 것이 좋다.

증상 초기에는 운동제한과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후종인대골화증이 심해 사지마비를 동반한 경추척수증으로 진단될 경우 수술치료가 불가피하다. 특히 경추척수증은 단순한 증상만으로는 목디스크나 중풍으로 오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해야 한다.

목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바른자세를 유지하고, 평소 등 근육을 강화시켜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스마트폰을 볼 때는 팔이 아프더라도 고개가 숙여지지 않게 눈높이에 맞게 높이 들고 보는 것이 좋다. 또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해야 한다면 수시로 목과 어깨를 펴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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