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한미일 정상 만나는 캠프 데이비드는 어떤 곳?

1940년대부터 美 대통령 전용별장…아이젠하워 아버지·손자 이름 따
노르망디 상륙작전·미소담판 등 세계 정상외교 산실
이명박 전 대통령, 2008년 부시와 골프카트 타기도
  • 등록 2023-07-20 오후 6:07:30

    수정 2023-07-20 오후 6:07:30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다음 달 18일(현지시간)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장소로 선택된 캠프 데이비드는 어떤 곳일까. 이 곳은 미국 대통령의 별장이 있는 공식 휴양지이자 중요한 외교적 합의가 이뤄진 역사의 현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캠프 데이비드는 수도 워싱턴DC에서 북쪽으로 약 100㎞가량 떨어진 메릴랜드주의 캐탁틴(Catoctin) 산맥 안에 자리하고 있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 재임 때인 1942년 연방정부 직원들의 휴양지로 처음 건설됐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1943년 이곳을 처음 방문했고 후임인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이 대통령 휴일별장으로 공식 지정했다. 이후 미국 대통령들이 주말에 종종 백악관을 벗어나 휴식과 업무를 겸하는 곳으로 자리 잡았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은 이곳을 영국 작가 제임스 힐튼의 소설 ‘잃어버린 지평선’ 속 이상향 ‘샹그릴라’로 불렀지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이 1953년 자신의 아버지와 손자의 이름을 따 ‘캠프 데이비드’라고 명명했다.

미국 해군이 관리하는 군사시설로 분류돼 ‘캠프(군 기지)’라는 이름이 붙었다. 공식 명칭은 ‘서먼트 해군 지원 시설(Naval Support Facility Thurmont)이다.

약 73만㎡ 면적의 부지 안에는 산책로와 함께 골프연습장, 테니스 코트, 수영장, 볼링장, 승마장, 영화관 등 휴양시설은 물론 사무실과 회의실, 숙소 등을 갖추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는 미국 대통령 별장으로 알려져 있지만, 역사적으로 중요한 시기마다 세계 지도자들이 만나 합의를 도출한 장소로 유명하다.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는 1943년 외국 정상 중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해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회담했다. 당시 두 정상은 2차 대전의 물줄기를 바꾼 노르망디 상륙작전의 토대를 잡는 등 전쟁 종식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과 소련 간 군사대결 지양에 합의한 1959년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회담도 캠프 데이비드에서 열렸다.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이던 1978년에는 메나헴 베긴 이스라엘 총리와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의 평화회담 장소로 쓰였다.

또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외국 정상을 초대하거나, 2001년 9·11 테러 이후 각료들과 미국의 대응을 논의하기 위한 장소로 종종 활용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역시 2012년 주요 8개국(G8) 정상회의와 2015년 걸프국 정상회의를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했으며 가족과 함께 생일을 보내는 등 휴식 장소로도 이용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닌 장소인 만큼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에서 외국 정상과 회담을 진행하는 것에는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여겨진다.

실제로 역대 미국 대통령이 캠프 데이비드로 초청한 외국 정상은 영국, 일본 등 최우방국 출신이거나 세계적인 인물이 주를 이룬다.

한국 대통령 가운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2008년 4월 이곳에 첫 초청을 받아 부시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골프 카트 운전대를 잡고, 부시 전 대통령은 조수석에 앉은 채 1시간 40분간 캠프 데이비드 곳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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