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반도체 도전' LG이노텍 "3년후 '폐열 발전시장' 만개할 것"

다결정 열전체 소자부터 모듈까지 양산
5년후 소재부품 매출 2000억~3000억원 목표
  • 등록 2018-06-21 오후 2:04:06

    수정 2018-06-21 오후 2:04:06

열전 반도체 기술을 적용해 만든 열전 소자. 사진=LG이노텍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LG이노텍(011070)이 차량이나 선박 운행 중 발생되는 폐열을 재활용하는 ‘폐열 발전’ 시장이 3~5년후 본격 열릴 것으로 보고, 다결정 열전(熱電) 반도체 시장에 뛰어들었다.

권일근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는 20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열전반도체 테크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열전 반도체는 전기를 공급해 냉각·가열 기능을 구현하고, 온도차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한다. 한쪽은 발열, 반대쪽은 냉각한 뒤 온도차를 이용해 전력을 발생시키는 원리다.

권 전무는 “나노 구조의 다결정 열전 소재를 활용한 모듈 개발에 성공해 내년 양산한다”며 “단결정 대비 강도와 효율, 가격 대비 성능이 높아 자율주행차·선박용 폐열 발전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지난 2011년부터 다결정 열전반도체를 연구해왔다.

권일근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전무). 사진=LG이노텍
권 전무는 “소재·부품 사업은 최소 5년 이상 길게 보고 뛰어드는 것”이라며 “현재는 가전용 제품에 집중하고 있지만 차량용·발전 시장 가능성을 보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후 소재부품 매출액 2000억~3000억원, 영업이익은 전사 영업익의 10%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현재 LG이노텍이 생산하는 열전 반도체 모듈은 가전 등 소비자향 제품에 주로 탑재된다. 컴프레서를 대체해 소음을 줄여 가정용 냉장고 등에 활용된다.

권 전무는 “내년에는 냉장고 뿐만 아니라 정수기에 들어가는 물량도 상당하다”며 “정수기에 UV LED(자외선 발광다이오드)와 함께 장착돼면 시너지가 상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열전체와 UV LED를 사용하면 냉각과 살균에 화학약품이나 사용하지 않아도 돼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박계원 전자부품사업담당은 “차량용 열전모듈이 냉·온장 컵홀더나 열선 카시트 등에 쓰이는데 현재는 ‘옵션’과 같은 개념”이라며 “이런 옵션이 향후 기본품으로 차량에 탑재되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형의 LG이노텍 E태스크팀장은 “선박의 경우 배 한척이 소도시 하나, 큰 공장 하나와 맞먹는 규모의 에너지를 사용한다”며 “여기서 나오는 폐열을 다시 활용하려면 열전체가 많이 필요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폐열 발전 시장이 3~5년 뒤에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LG이노텍은 차량용·선박용 모듈을 오는 2021~2022년께 양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팀장은 “단결정 소자를 쓰는 경쟁사들과 달리 LG이노텍은 다결정 소자를 양산해 차별화했다”며 “소재·소자 뿐만 아니라 모듈까지 생산하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은 글로벌 열전반도체 시장에서 일본 패로텍, 미국 말로우, 영국 레이어드 등과 경쟁하고 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테크나비오에 따르면 글로벌 열전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억7155만달러(한화 약 5236억원)에서 2020년 6억2673만달러(한화 약 6958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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