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포럼]"서울 전세가율 50%대로 떨어지면 갭투자 차단"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깡통전세·깡통주택 동시 발생할 우려"
"1~2월 꼭지 잡은 무주택자 많아"
"지방 주택시장,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
  • 등록 2018-04-18 오전 11:32:30

    수정 2018-04-18 오후 4:16:52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제금융로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18 이데일리 부동산 포럼’에서‘ 전문가 좌담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서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50%대로 떨어지면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 수요가 차단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18 이데일리 부동산 포럼’에서 “그동안 다양한 규제에도 주택시장이 잡히지 않았던 것은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통한 사적 차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전세가율이 서울 기준으로 50%대로 떨어지면 사실상 갭투자가 차단되며 실수요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집값이 하락하면 이 같은 갭투자자가 소유한 집이 ‘깡통주택’, ‘깡통전세’(집을 팔아도 세입자의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주택)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위원은 “과거 깡통주택·깡통전세가 속출했을 때는 전세가율이 40%에 불과해 보호장치가 작동했는데 지금은 전세가율이 90%에 달할 때 공급된 주택도 적지 않다”며 “집값이 떨어지면 깡통주택, 깡통전세가 동시다발적으로 속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위원은 “공급 부족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가 주거복지 로드맵을 충실히 이행해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공적주택 100만호를 공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올해 1~2월 서울 주택시장 양상이 노무현 정부 시절 2006년 버블세븐 지역 지정 때와 비슷하다고 지적하며 주택을 구입한 이들이 무주택 실수요자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다주택자의 경우 4월부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추가로 주택을 구매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박 위원은 “무주택자의 불안감이 극에 달해서 비이성적으로 행동하다 보니 고점에 주택을 매수한 것”이라며 “천천히 기다리면 싸게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방 주택시장은 서울·수도권과는 다른 식으로 정부가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은 “지방 주택시장은 투자 위주의 자산시장이 아닌 실수요 위주의 상품시장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라며 “주택시장이 활력을 받는 대구 수성구, 세종시 등은 제외하고 부산 7개 구는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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